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5일 직무복귀 이후의 첫 대국민담화를 통해 민생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단기적 부양 보다는 장기적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개혁에 더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탄핵 국면이 초래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국정의 안정적 관리, 화합과 상생의 정치, 정치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입구에서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당면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결코 방치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경제는 혁신 주도형 경제로 발전해 나가야 하고, 공공부문과 시장부문 등이 모두 혁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영양제 몇대로 중병에 걸린 사람의 몸을 당장 일으켜 세울 수 없다"면서 단기적 경기 부양책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뒤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기초체력을 다지는 일에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일각의 '경제위기론'과 관련, "개혁을 저지하고, 불리한 정책을 유리한 정책으로 바꾸기 위해 위기를 확대 주장해서 국민 불안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해집단의 목소리나 갈등에 매몰되는 일 없이 국정의 안정적인 관리자로서 중심을 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개혁이 안정된 토대 위에서 추진되도록 착실하게 뒷받침하는 일에 전념하고,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탄핵 사태와 관련,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중에서도 대선자금과 제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과오는 분명히 저의 허물"이라며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17일 오후 경제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 최근 거시경제 동향과 금융시장 상황 등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 기조를 점검키로 했다.
노 대통령은 금주 말에 갖기로 했던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을 25일 전후로 연기하는 대신에 21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