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도가 곤두박질하고 있다.새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최저치를 갈아치운다. 불과 5개월 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생포했을 때 거의 손에 움켜쥘 것 같았던 재선 신임장은 점점 더 부시 대통령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뉴스위크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전반적인 업무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2%에 불과했다. 퓨 리서치가 12일 발표한 부시 대통령의 업무 지지도(44%)와 비교하면 3일 사이에 2%포인트가 떨어졌고, USA투데이와 CNN 방송이 10일 발표한 업무 지지도(46%)에서는 5일 사이에 4%포인트가 빠졌다. 뉴스위크가 한 달 전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무려 7%포인트가 하락했다.
지지도 하락의 주 요인은 이라크 정책에 대한 불신이다.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이 공개되면서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는 35%에 그쳐 한달 사이에 9%포인트가 떨어졌다고 뉴스위크는 밝혔다.
지지율 하락이 역대 대선에서 연임에 실패한 사례를 닮아가고 있다는 점은 부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더욱 초조하게 하고 있다. 재선에 쉽게 성공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우 이맘 때의 지지율은 50%대 중반이었고 11월 대선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회했다. 이맘때 40%의 지지율을 보인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과 지미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갤럽 편집장 프랜크 뉴포트는 "2차대전 후 대선이 치러지는 이맘 때 직무 지지도가 50%아래로 떨어진 대통령이 재선된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워싱턴 정가에선 공화당 후보 교체설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공론화의 단계는 아니지만 일부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공화당 정권 유지를 위해 부시 대통령이 후보에서 낙마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부시의 지지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의 인기가 뜨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뉴스위크 조사 결과 무소속의 랄프 네이더 후보까지 가세한 3파전에서 부시 42%, 케리 43%, 네이더 5%로 양자 사이에 팽팽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케리 의원이 부시 대통령에게서 떨어져 나온 표를 끌어들일 흡인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라크 상황의 가변성과 대선 때까지 남은 5개월여의 시간, 케리 의원이 극복해야 할 장애들을 감안하면 부시 대통령이 인기를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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