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헤어지는 마음이야 아쉬웁지만 이제 그만 헤어져요….'1970년대 중반이후 지금까지 거의 모든 유흥업소의 영업마침곡으로 사용되고 있는 '또 만나요'의 작곡자이자 오리지널 가수인 오세은(56·사진). 좀처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포크의 숨겨진 전설'로 불리는 그가 데뷔 33년만인 이 달 말, 생애 첫 단독공연을 열며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앨범들은 중고음반시장에서 1백만원을 호가하는 희귀 음반들이다. 음반 수집가들도 소장 자체가 자랑일 정도다. 그의 곡들은 군사정권시절엔 금지로 얼룩지고 이후 실험적 음악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저주 받은 걸작'으로 불린다. 그는 노래보다는 작곡, 편곡, 연주 작업을 주로 했다. 딕 패밀리, 원플러스원, 한영애, 남궁옥분, 김인순 등이 그가 만든 노래로 주가를 올렸다.
"단 한번의 공연이라 부담은 크지만 좋은 실황앨범 한 장을 남기려는 각오로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들의 관심이 더 대단하다. 가수라고 하는데 노래는 물론 연습조차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어도 음악이 완벽하지 않다며 활동은 않고 연습만 하는 그이가 안타까웠어요. 저 역시 포크송을 노래하는 남편의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궁금합니다."(탤런트 출신인 아내 이보임씨)
한국 블루그라스주법의 완성자로 국악기타산조를 완성시킨 탁월한 연주가인 오세은은 이번 공연에서 '고아' '여행' 등 70∼80년대의 포크송을 노래하고 아리랑 블루스 등 국악연주까지 들려 줄 예정이다.
"첫 단독 무대지만 말은 거의 하지 않고 음악으로만 관객과 교감하려 합니다. 다른 가수들과 차별되는 모습만은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공연은 28일 오후 7시30분 서울YWCA 청개구리홀. 문의2231-7248
/글·사진=최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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