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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美뉴저지 데이터센터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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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美뉴저지 데이터센터 르포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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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10만8,000개, DVD 플레이어 1만2,000대, PDP TV 2,200대. 6일 하루 삼성전자가 미국 뉴저지주 피스카타웨이의 삼성SDS 데이터센터를 거쳐 미주 전역으로 판매한 제품 총 430억원 어치의 내역이다. 물건 뿐만 아니라 북미 대륙 전역에서 일하는 5,000여 삼성그룹 직원들이 매일 이곳에서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다. 사원에서 임원, 사장까지 전직원이 오늘 하루 할 일을 확인하고 보고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A4용지로 치면 하루 10만장 이상의 기록이 쏟아진다.삼성SDS 뉴저지 데이터센터에는 거대한 트레일러의 소음도, 사무실의 번잡함도 없다. 맨해튼의 마천루가 몽롱한 신기루처럼 지평선에 걸려있는 풀밭 한가운데 인적도 문패도 없는 4층 건물이 전부다. 그러나 미국에서 벌어지는 삼성그룹의 모든 활동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법인경영정보(RDW) 등 삼성그룹이 '글로벌 신경영'을 위해 도입한 모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이곳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삼성SDS 김동석 부장은 "이곳이야 말로 삼성그룹 글로벌 경영의 중추 신경"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역할을 설명했다.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컴퓨터실에는 총 150여대에 이르는 서버들이 쉴새 없이 파란 불빛을 반짝인다. 미주대륙 방방곡곡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비즈니스 현황이 기록되는 중이다. 2000년 설립 이후 여기서 처리된 정보는 서울 과천·구미의 중앙 데이터센터를 비롯, 전세계 6곳의 권역별 데이터센터와 45∼155Mbps급의 광대역 인터넷 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덕분에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서울 태평로 본사 사무실에 앉아서 PC의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삼성전자의 전세계 영업 실적 및 재고량과 주요 생산 거점의 조달 상황 및 제품 선적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삼성SDS 이규성 상무는 "10년 전만 해도 전세계의 영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는 것은 꿈 같은 소리였지만 경영 전반이 IT화하고 인터넷을 통해 그물망처럼 통합되면서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과거 수개월의 시차를 보였던 글로벌 경영전략 수립 과정이 크게 단축됐다는 얘기다.

조직관리 시스템도 글로벌하게 운영된다. 전세계 삼성그룹 직원이 사용하는 '마이싱글' 포털은 직원 개개인의 업무를 매일 단위로 지시해주고, 업무 성과까지 자동 평가해 알려준다. 또 처음 맡는 업무라도 6∼7년차 고참 대리처럼 처리할 수 있게 정교한 업무처리 매뉴얼을 제공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능력의 편차가 심한 외국인 직원들도 일정 수준의 노동 생산성을 내게 됐다"며 "실적관리에 대한 관리자들의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자랑했다.

삼성그룹의 글로벌 IT 경영 시스템은 이미 경쟁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삼성SDS 관계자는 "소니, GE 등 해외 경쟁사들도 유사한 IT 경영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LG그룹이 글로벌 경영전산망을 구축하기 위해 삼성SDS의 미주 데이터 센터를 견학하고 돌아갔다.

/피스카타웨이(뉴저지)=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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