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친구들이 고맙습니다. 그리고 혹시 친부모님을 만나게 된다면 저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미국 줄리어드 음대생으로 자란 한국 입양아 출신이 같은 대학의 친구들과 함께 친부모를 찾기 위한 방한 음악회를 갖는다.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1년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줄리어드 음대 3학년생으로 훌륭하게 자란 캐서린 존스턴(21·한국명 홍유진·비올라)양과 그녀의 대학 친구인 한인동포 박정아(20·피아노), 노마리(22·바이올린), 옥지수(22·첼로)양. 이들은 모두 음악계의 촉망 받는 유망주들이다. 이 가운데 특히 박양은 8세 때 이민, 줄리아드 음대에 수석 합격해 전학년 장학금을 받았고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상을 수상한 재원이다.
이들이 '줄리어드 피아노 4중주단'을 구성해 8월 12∼26일 서울과 부산의 고아원을 순회하며 음악회를 갖기로 한 것은 박정아양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박양은 얼마 전 친구 존스턴양으로부터 오래 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정말 알고 싶어." 박양은 친구의 친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고 결심해고, 그 방안으로 방한 연주회 아이디어를 내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연주회를 기획한 것이다.
존스턴양은 83년 1월 9일 부산에서 태어나 2월 26일 동래구 용천2동의 가정집에 버려졌고 이곳 가정집 주인 이상민씨의 도움으로 동래경찰서를 거쳐 남광 보육원으로 옮겨졌다. '홍유진'이라는 이름으로 6개월간 보살핌을 받던 그녀는 서울의 홀트아동복지회를 거쳐 같은 해 11월 29일 미국 뉴욕으로 입양됐다. 보스턴에 거주하는 변호사 시드니 존스턴씨의 외동딸로 입양된 그녀는 풍족한 뒷받침을 받아 4세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14세 때 비올라로 전공을 바꿨고 2000년과 2001년 피쉬오프 챔버 뮤직 콩쿠르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16일 전화인터뷰에서 캐서린양은 "친부모에 관한 기억이 전혀 없지만 나의 생물학적 뿌리를 알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면서 "컬럼비아대에서 2개월간 한국어를 공부해 간단한 한국말도 할 줄 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2000년 여름에 방한해 이상민씨를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었지만 친부모를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존스턴양은 한겨울에 하얀 아기담요에 쌓여 있었으며 발견될 당시 몸이 따뜻했던 것으로 보아 친부모가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연주회는 존스턴양이 거쳐간 보육원이 있는 서울과 부산에서 생부모 찾기와 함께 보육원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열린다. cmj@juilliard.edu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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