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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이야기]변신을 하려면 확실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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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이야기]변신을 하려면 확실하게 하라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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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헤어스타일은 늘 단발머리다. 스스로는 긴 단발 아니면 짧은 단발식으로 구별을 하지만, 긴 단발을 하다가 어느날 짧은 단발로 변신한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은 예민한 몇몇 사람들뿐이다. 언젠가 아주 파격적인 숏커트를 한 적이 있다. 그때서야 주변 사람들은 비로소 내 헤어스타일에 변화가 있음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친분이 없던 사람들도 지나가면서 "머리 자르셨네요"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변신을 하려면, 확실하게, 누구나 알아차리게 해야 한다. '변신은 무죄'라는 말은 성공한 화장품 광고의 카피가 아니라 실제 광고기획과 제작과정에서도 적용되는 명언이다.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이 나오고, 브랜드를 리뉴얼했다고 해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구태의연하다면, '나, 정말 많이 바뀌었는데'를 아무리 부르짖어도 소비자가 알아채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리바이스 CF는 새 광고가 선보일 때마다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다. 벽을 뚫고 달려 가는 'Engineered Jean', 쥐의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Type 1 a bold new breed', 허리 아래를 움직이며 걷는 'Flyweight Jean' 등. 그 동안 우리 앞에 등장한 리바이스 광고는 브랜드와 제품에 일관성을 가져간다는 명목으로 비슷하게 만들어 내고 있는 기성복 스타일의 광고들을 조롱하는 듯하다.

새롭게 변신을 꾀하는 광고인들이라면 언제나 이런 파격적인 자유로움을 한번쯤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를 채택하는 데는 수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그만큼 변화란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근 LG전자에서 출시한 CYON 디카폰 광고는 정말 확실한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마치 백남준의 TV를 이용한 팝 아트를 보는 듯한 현란한 화면 전개, 디지털카메라폰에 '찍히는 것이 즐겁다'는 메시지와 더불어 빠르게 진행되는 화면을 생동감 있게 살려주는 강력한 배경음악. 특히 찍는 즐거움보다 찍히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200만 화소 카메라로 잡아낸 다양한 화면을 통해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2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휴대폰. 이정도면 웬만한 디카를 맞먹는 수준이다. 제작진은 기존 휴대폰 광고의 형식과 내용을 버리고 파격적인 '새로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정 관념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다른 제품보다 더욱 차별화하고 눈에 띌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광고인들은 또 다른 변화와 변신을 준비하고 꿈꾸며 살고 있다.

/권미경 LG애드기획12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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