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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사랑해요 여보, 나의 영원한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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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사랑해요 여보, 나의 영원한 동반자!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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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고마운 아내에게.착하고 마음씨 좋은 아내, 효심 많은 며느리, 착한 딸, 현명한 어머니 1인4역을 하느라 눈물로 얼룩진 36년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오. 세상에서 오직 하나 뿐인 내 아내가 흘린 그 많은 눈물. 당신이 참고 견디어 주었기에 오늘날 두 아들과 며느리 귀여운 손녀 세빈, 요은 우리 가족 여덟 식구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지요.

우리 가족의 기둥이자 마치 조선시대의 여인상 같은 나의 아내. 내가 타향에서 건축 일을 하다가 잘못되어 1년여 노숙생활을 했을 때부터 당신의 눈물이 시작된 것 같소. 또 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3개월여 의식을 찾지 못하고 병간호 할 때 흘린 눈물은 또 얼마나 되었을까. 무려 2년 여 병원생활을 하는 동안 옆 보호자까지 "마누라 잘 만난 줄 알라"고 할 정도였지.

아버지도, 장인도 안계셨던 우리는 결혼하고 장모님을 28년 여 동안 모시며 살았지. 장모님 돌아가신 뒤에는 88세에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4년 동안이나 수발했고. 대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목욕시켜드리며 당신은 또 눈물을 흘렸지요. 힘들기도 하지만 불쌍하다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잘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또 울더군. 나는 그저 고맙기만 했는데 주위에서 알고 효부상 효행패를 주었지. 면민이 모인 자리에서 많은 박수를 받고 족보에도 기록했소. 이제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아가고 있으니 이보다 더 무엇을 바라겠소. 열심히 살아가며 부부애 변함없이 아기자기한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하고 흐뭇할 뿐이지. 특히 당신이 그리 많던 눈물 잊고 함박꽃처럼 활짝 웃을 때마다 아들 며느리 손녀들이 정말 고맙소.

나의 마누라, 영원한 동반자 김유례씨. 여보, 정말 고맙고 고마워. 몇 번의 희로애락을 거듭하며 내조해주고 살림 해가면서 애들 돌보느라, 두 분 어머니 모시느라 수고 많았소. 그 동안 말로 못했던 것을 이해해줘요. 이 글이 당신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해요. 여보, 사랑해요.

/정판묵·전북 고창군 성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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