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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남매 등 가족창업 새 '트렌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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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남매 등 가족창업 새 '트렌드'로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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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을 건 가족 뿐이죠." "피는 물보다 진하잖아요." 최근 세계 경영계는 가족경영 기업의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금융분석 전문업체인 톰슨 파이낸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가족경영 기업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206%나 상승, 47% 상승에 그친비(非)가족경영들을 압도했다. 미국에서도 포천 500대 기업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가족경영 기업들이 실적과 생산성에서 비가족경영 기업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가족경영 기업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창업 시장에서도 '가족창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가족창업은 그 동안 바람직하지 않은 기업형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명예퇴직 등이 확산되고 소자본 창업붐이 일면서 최근에는 가장 보편적인 창업 형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부부창업, 부자창업, 형제창업 등의 다양한 가족창업 실전 사례를 살펴본다.

가장 흔한 가족창업의 유형이 바로 부부 창업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LG패션 TNGT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장근(49) 원현옥(49) 부부는 아내가 시작한 창업에 남편이 자신의 일을 그만두고 합류한 경우다. 전주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고사동에 젊은 남성을 위한 전문 매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착안한 원씨가 남성복 가게를 낸 것은 지난해 10월. 그러나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여성 입장에서 남성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원씨는 약국을 운영하던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결국 올해부터 남편 박장근씨도 매장일에 뛰어들게 됐다.

여성고객들에게는 남편이 남성의 입장에서 안내를 해주고 의류구매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고객에겐 원씨가 여성 입장에서 좀더 편안하게 상대한다. 또 카운터 관리나 개별 매출등록 등 세부적인 관리도 원씨의 몫이다. 남편 박씨는 매장홍보나 매출정산 등의 비교적 굵직한 일을 처리한다. 부부가 힘을 합친 덕분인지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박씨 부부는 약국수입의 4∼5배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02)3441-8418

부부창업은 특히 손이 많이 필요한 외식업종에서 일반적이다. 놀부보쌈 방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용(33) 신은영(33) 부부는 부부창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내 신씨는 주방일을 총괄 담당하고 있고 남편 이씨는 카운터와 홀, 고객관리에 대한 전반적 업무를 담당한다.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으로 업무를 분담한 것이다.

이씨는 "외식창업을 결심하는 데 있어 손맛이 좋은 아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가끔 생각이 다를 때도 있지만, 서로 업무가 분담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 주며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 15명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아내 신씨의 몫이다. 특히 젊은 부부 사장이라 20대 초반의 직원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어 전 직원이 가족같은 분위기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02)574-5511

아버지와 아들 혹은 어머니와 딸이 조화를 이뤄 창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부모의 경험과 자본, 신세대 자녀의 아이디어와 적극성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길동에서 자동차 외형복원전문점 '세덴' 남부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춘섭(57) 범채(31) 부자는 아버지 정씨가 지난해 1월에 창업하자 아들도 직장을 관두고 사업에 합류한 경우다. 아버지는 고객을 접대하고 견적을 산출하는 등 가게의 전반적 업무를 담당하고, 아들은 실제 자동차 외형을 복원하는 기술 파트를 담당한다. 경험과 기술이 결합에 창업 1년 만인 지난해 12월 40평 점포로 확장할 정도로 사업은 성장세다.

정씨는 "나이 때문에 하루종일 차량과 씨름하는 것이 쉽지 않던 터에 아들이 합류, 다른 직원들도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문제를 척척 풀어낼 때에는 뿌듯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문의 803-2115

최은정(29) 면홍(27) 남매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천연 아이스크림 전문점 '떼르드글라스' 중랑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씨 남매가 창업을 하게 된 것은 신발가게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업종 변경을 계획하면서부터. 최면홍씨는 신발가게 자리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낼 것을 적극 주장했고 누나인 은정씨와 함께 지난해 8월 가게를 열었다. 최면홍씨는 "일반 점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을 때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다"며 "가장 좋은 것은 믿고 가게를 맡길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02)596-0774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가족창업 5계명

첫째, 가족간의 팀워크와 신뢰를 중시하라.

둘째, 가족간의 업무분담으로 인건비를 최소화하라.

셋째, 상대방을 위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라.

넷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견지하라.

다섯째, 잘 모르는 것은 전문가와 의논하라.

※한국창업개발연구원(www.changup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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