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왕' 박세리(27·CJ)와 함께 코리안 지존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인 '메이저 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서 국내 무대 첫 승을 향해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무명의 아마추어 이서재(16·이화여고 1년)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첫날 단독 선두에 오르는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박지은은 14일 경기 용인 8골프장(파72·6,168야드)에서 열린 MBC·엑스캔버스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2억원)에서 보기를 1개 범했지만 버디 2개에 이글 1개를 뽑아내면서 3언더파 69타로 이서재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랭크됐다.
박지은에 뒤질세라 박세리도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기록, 2언더파 공동 5위로 예측불허의 추격전을 펼쳤다. 국가대표는커녕 상비군 경력조차 없는 이서재는 첫날 버디 5개(보기 1개)를 몰아치는 기염을 토하면서 4언더파 단독 선두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날 박지은과 박세리는 미국 무대를 호령하는 세계 최정상답게 27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시범과 정교한 어프로치 샷의 진수를 선보이면서 갤러리의 탄성을 연신 자아내게 했다.
박지은은 339야드 파4 12번홀에서 129야드를 남겨놓고 8번 아이언으로 때린 두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글을 기록, 단숨에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박지은은 마지막 파5 18번홀에서 1.6m짜리 파퍼트를 놓치면서 공동 선두에서 탈락,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박지은은 3개 홀에서만 그린을 놓치는 아이언 샷의 정확도(그린적중률 83.3%)에도 불구하고 30개까지 치솟은 퍼트 수 때문에 선두 질주에 발목이 잡혔다.
박지은 뒷조에서 라운드를 펼친 박세리는 파4 12번홀(339야드)과 파3 13번홀(154야드)에서 줄버디쇼를 펼친 데 이어 파3 15번홀에서 또 다시 버디를 낚아내면서 기세를 올렸지만 17번홀에서 짧은 파퍼트를 놓쳐 공동 5위 그룹으로 주저앉았다. "며칠 잠을 못 자 힘들었다"는 박세리도 "느린 그린 때문에 애를 먹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미국 진출 이후 첫 고국 나들이에 나선 안시현(20)은 이븐파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해외파에게 안방을 내주지 않으려는 국내파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박지은과 함께 공동 2위에 랭크된 통산 3승의 박소영(28·하이트맥주)과 정윤주(23)의 뒤를 이어 주부골퍼 김형임(40)과 신현주(24·하이마트), 루키 박햇님(19) 등이 공동 5위 그룹에 대거 포진, 불꽃 튀는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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