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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석 전용홀 개관한 피아니스트 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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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석 전용홀 개관한 피아니스트 신수정

입력
2004.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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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석의 아담한 클래식 전용홀이 생겼다. 서울 서초동의 서울고 부근 모차르트 빌딩 2층에 자리잡은 '모차르트 홀'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차로 10분, 지하철 서초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이 홀은 피아니스트 신수정(62·서울대 교수)씨의 어머니가 짓고, 딸 신씨가 음악감독을 맡아 운영한다.

올 봄까지 유치원을 운영하며 평생을 어린이들과 함께 지낸 신씨의 어머니 김석태(83)씨는 "클래식 전용홀을 마련하는 게 늘 소원"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운영하던 유치원 강당을 음악회장으로 개조해 꼬마들이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도록 했지만, 전문적으로 지은 홀이 아니어서 만족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수십 년 품었던 꿈을 이뤘다.

모차르트 홀은 실내악과 독주회에 딱 맞는 조촐한 공간이다. 규모는 작지만 공들여 지었다. 모든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홀 전체를 건물 바닥으로부터 80㎝ 띄우고, 천정도 3층에 바로 닿지 않고 떠있는 특수설계를 했다. 나무와 돌로 마감한 내부는 산뜻하고 포근하다. 실황음반을 만들어도 좋을 최신 음향장비도 갖췄다. 연주회용 피아노는 일반적인 스타인웨이 대신 이탈리아 산 파치올리. 신씨는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예쁜 톤에 파워풀한 면도 갖고 있는 파치올리의 소리가 마음에 들어 모험을 했다"고 설명한다. "이 홀이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오붓한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연주자나 청중 모두 부담없이 와서 질 높은 음악으로 교감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실내악과 독주회 위주로 운영하면서 작은 공간에 어울리는 학구적인 음악회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가을 완성돼 그동안 음향 점검을 해온 모차르트 홀은 19일 정식 개관한다. 개관 기념음악회로 이날 바리톤 박흥우의 '슈만과 하이네' 가곡 독창회, 21일에는 조영창(첼로) 김영호(피아노) 이혜경(플루트) 박재홍(바이올린) 등의 서울체임버소사이어티 실내악, 23일에는 강동석(바이올린) 양성원(첼로) 김신자(메조소프라노) 강충모(피아노) 등의 갈라콘서트를 연다.

모차르트를 워낙 좋아해서 모차르트 홀로 이름지었다는 그녀에게 한 지인이 재미난 아이디어를 줬다. 모차르트 작품을 분류하는 쾨헬 번호(KV 1∼KV 626)를 하나씩 회원들이 나눠 갖는 모차르트 모임을 만들자는 것. 벌써부터 몇몇 사람들이 각자 좋아하는 작품번호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걸 보면 그녀의 소망대로 모차르트 홀이 모차르트 사랑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씨는 모차르트 탄생 200주년이던 1956년, 모차르트 생일날, 열 세 살 나이로 모차르트 협주곡 20번을 해군교향악단(서울시향의 전신)과 협연하며 데뷔했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인 2006년에는 모차르트 중심으로 한 기획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02)3472―8222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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