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신과의 유희나카무라 신이치로 지음
유숙자 옮김
현대문학 발행·9,000원
나카무라 신이치로(86)는'일본 현대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가' '일본 현대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가'로 평을 받는 소설가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인 '아름다운 여신과의 유희'는 일본에서 발표됐을 때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장편이다.
'아름다운…'은 여성들과의 사랑과 섹스를 통해 창작열을 불태우는 일흔 살의 화가, 그로 인해 쇠퇴해져 가는 육체와 소멸의 위협에 관해 성찰한다. 작가는 "예술가에게 작업의 원동력인 '생명'과 여기에 불길을 가하는 '사랑'과 '성욕', 시시각각 육체를 침범하는 '늙음'과 '죽음'이 어떤 내적인 필연성으로 서로 얽혀 있는가를 전개해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소설에서 화가가 영화배우, 무대장치가, 재즈 보컬리스트, 플루티스트 등 많은 여성들과 정사를 나누면서 작품을 생산해내는 과정은 아름답고 담백한 문체로 그려진다.
화가가 에즈라 파운드, 달리, 로뎅 등의 생애와 작품을 자신과 비교하는 장면에서 미술과 문학에 대한 작가의 지식과 열정을 가늠할 수 있다.'아름다운 여신과의 유희'에 바쳐진 일생의 마지막에 무엇이 남을 것인가라는 작품 말미의 물음에 대해, 그 자신이 예술가인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낸 이 한 권의 소설이 '그 답'이라고 말해준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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