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김남주(1946∼1994·사진) 시인의 시선집 '꽃 속에 피가 흐른다'(창비 발행)가 출간됐다. 김남주가 계간 '창작과비평'에 등단작을 투고했을 때, 편집자로 인연을 맺었던 염무웅 영남대 교수가 시집을 엮었다. 올해는 시인의 10주기이기도 하다.염무웅씨는 시 120편을 가려 뽑아 1부의 초기작, 2∼4부의 옥중시편, 5부의 출감 후 작품활동, 5부 유고시집 등으로 나눴다. 모두 날이 선 작품이다. 아직도 그 시들은 염씨의 말처럼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굳어진 감성과 메마른 육신을 쑤시고 들끓게 한다." 그가 살았던 때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고 읊어야 할만큼 가혹했다.
자신이 몸으로 겪은 그 시대를 꾸미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 김남주의 삶이 곧 시였고 투쟁이었다.
그의 시는 문학이 '지금, 여기'를 말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당신은 묻습니다/ 언제부터 시를 쓰게 되었느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투쟁과 그날그날이 내 시의 요람이라고'('시의 요람 시의 무덤'에서)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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