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이성희기자의 패션파일-'얼굴값' 밝히는 연예인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이성희기자의 패션파일-'얼굴값' 밝히는 연예인들

입력
2004.05.14 00:00
0 0

며칠전 패션관계 홍보일을 하는 후배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수입화장품 브랜드 A사에서 추진중인 환경보호캠페인 행사기획을 맡은 이 후배는 대뜸 “연예인도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한 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리더군요.사정은 이랬습니다. 캠페인은 유명 스타들에게 하얀 면티를 나눠주고 그들이 각자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그림을 면티에 그리게한 뒤 이를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것이었어요. A사의 미국본사에서도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참가, 큰 호응을 얻은 공익행사였기에 성공적인 개최를 낙관했지요.

그러나 몇몇 스타들에게 참가요청을 하던 후배는 “할리우드와 여의도 방송가의 수준차이는 한국과 미국간 거리보다도 크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하더군요. 공익 행사인데도 참가요청을 받은 대다수 연예인들이 사례비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후배의 전화는 최근 몇몇 패션행사장에서 만난 연예인들의 얼굴을 씁쓸하게 떠올리게 했습니다. 패션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 스타들의 ‘얼굴값’이예요. 유명 브랜드 패션쇼장이나 신규 브랜드 런칭행사장에 얼굴을 내미는 연예인들이 그 브랜드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친분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지요.

이들 대부분은 단지 스타마케팅 차원에서 초청되고 유명세에 비례해 200만~300만원 정도의 사례비를 챙겨요. 명품 브랜드에서는 상품이나 상품권이 지급되고 국산브랜드일 경우는 현금이 건네지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니 본업인 방송이나 영화일은 거의 하지않으면서 유명 브랜드 행사장에는 빠짐없이 얼굴을 내미는 이른바 ‘패셔니스타’들도 양산됩니다.

연예인들의 얼굴값은 패션전문지 화보촬영에서도 드러나요. 한 패션잡지 기자는 “스타와 화보촬영을 하면 입은 옷을 다 줘야하는 게 현실”이라며 “심한 경우는 스타 본인뿐 아니라 매니저와 전속 스타일리스트 몫의 물건까지 요구한다”고 한숨을 쉬더군요.

물론 연예인 중에는 숨어서 선행을 하고 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선뜻 거금을 기부하며 공인의 사회적 책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차인표씨는 명품업계의 끊임없는 유혹에도 “고가의 수입브랜드 패션쇼에 모델로 서거나 행사장에 참석하는 것은 사양한다”로 일관, 패션계의 칭송을 한몸에 받고 있지요. 아무쪼록 연예인들이 자신의 얼굴을 단지 돈으로 환산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새삼 기대해봅니다.

이성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