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의 매력이라 하면 무엇보다 여백의 아름다움이에요."최근 발매한 음반 'Being Your Slave'의 홍보를 위해 내한한 일본 음악가 이마데 히로시(34·사진)는 하모니카 연주자다. 사실 하모니카는 간주 부분에 등장하는 양념 정도로 인식되는 악기다. 이마데씨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본에도 하모니카 연주자는 흔치 않아요. 하모니카가 주인공인 음반도 거의 없죠."
그렇다고 그가 연주하는 하모니카를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 문구점에서 산 싸구려와 연결시키면 곤란하다. 사실 그의 음반을 듣고 있으면 하모니카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음반에 수록된 12곡은 다양한 편곡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색깔을 발산하고 있다. 그 중심을 흐르는 느낌은 그루브(리듬감). 펑키하면서도 때로는 멜랑꼴리한 느낌이 한껏 살아 있다.
그가 하모니카 연주를 시작한 것은 10대 후반 시절. "원래 록과 블루스 음악을 했습니다. 그때 블루스용 하모니카, 우리가 블루스 하프라 부르는 하모니카 소리에 반했어요. 하모니카는 제한된 음계 안에서 자신의 감성을 모두 표현해야 합니다. 뭐랄까… 완벽하지 않은, 완성되지는 않은 그 느낌을 좋아해요."
이제 첫 음반을 발표했지만,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도 삽입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토이의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에 등장하는 하모니카 소리가 바로 그의 연주다. 최근에는 전도연 박해일이 주연한 영화 '인어공주'(6월 개봉)의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한국의 전통음악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음반에도 가야금 소리를 삽입했어요. 특히 한국의 사물놀이에 감명을 받았죠. 재즈의 펑키한 느낌과 사물놀이의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는 12일 오후에는 영산 그레이스홀에서 음악관계자들 앞에서 쇼케이스도 열었다."한일 교류가 활발해져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영화음악 작업은 매력적이었어요. 저의 연주곡으로 한국분들도 하모니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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