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굽 높이는 여자의 자존심 높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하이힐이 무릎과 발 관절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는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하이힐에 대한 여성들의 애정은 시들지 않는다. 특히 올해 복고 무드와 섹시즘 트렌드를 타고 아찔할 만큼 높은 스틸레토 힐을 단 여름 샌들이 대거 선보였다. 여름 패션의 최대 화두는 ‘노출’이지만 올 여름엔 당신의 발이 가슴보다 먼저 시선을 끈다.
아찔하게, 섹시하게
패션계의 ‘이멜다’로 불리는 홍보대행사 데크인터내셔널의 이계명 이사. 얼마 전 대청소하는 기분으로 많이 정리했는데도 남은 구두만 100켤레에 이른다. 그가 올 여름을 겨냥해 구입한 제품은 미국브랜드 케이스페이드의 에스빠드릴 형태 하이힐. 생지에 진분홍색 꽃이 장식된 구두는 12㎝의 통굽이 달려있어 청바지를 입을 때 특히 멋지다.
“하이힐의 매력은 여성성을 맘껏 뽐낼 수 있다는 점이예요. 남자는 하이힐 못 신잖아요. 더구나 하이힐은 신는 그 순간부터 사람을 변화시켜요. 자세부터 걸음걸이, 턱의 각도까지 뭔가 성장을 했다는 자신감 같은 게 생기죠.”
올해 여름샌들을 멋지게 신으려면 일단 구두 굽에 액센트를 줘야 할 것 같다. 9cm는 이제 평범한 편에 속하고 12~13cm에 이르는 아찔한 높이도 즐겨찾는다. 한때 탤런트 이승연이 출연한 광고에서 여성의 다리를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해주는 굽 높이가 7cm라고 선전했던 것을 떠올리면 미의 기준이란 얼마나 간사한 것인가.
형광색 & 화려한 무늬
아무 옷에나 무난하게 신을 수 있는 검정 계통의 구두를 찾는 사람은 유행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봄부터 시작된 형광색의 인기는 여름 구두패션에서도 지속된다. 스카이블루, 애플그린, 핫핑크, 오렌지, 골드 등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한 색상이 사용된다. 비아스피가의 김항진 과장은 “디테일이 없어도 화려하고 선명한 색상만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는 대담한 샌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한다.
복고풍의 영향으로 1960년대의 꽃무늬 패턴이나 물방물무늬, 팝아트적인 기하학적인 무늬 등도 이번 시즌 핫 아이템이다. 이들 화려한 무늬는 큐빅이나 유색보석과 같은 독특한 디테일들과 어울려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표현된다.
스트랩 vs 투명소재
섹시즘이 대세를 이루면서 올 여름 샌들의 화두는 “맨발을 얼마나 아름답고 섹시하게 노출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큰 흐름은 묶거나 벗기는 것. ‘여성스러운 섹시함’을 겨냥한 디자인으로는 구두 브랜드마다 안 내놓은 곳이 없을 정도로 인기인 스트랩(Strap) 샌들이다. 발등을 타고 올라가 발목을 꼭 묶어주는 형태가 주종. 발 옆선에 스트랩을 준 형태, 아예 얇은 가죽띠가 발목부터 종아리까지를 휘감아 올라간 섹시한 디자인 등이 많이 나왔다.
노출이 강조되면서 샌들도 마치 신지 않은 것 같은 효과를 내는 투명소재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탠디의 강선진 디자인팀장은 “섹시즘이 대세를 이루면서 올 여름엔 발 앞부분이 터져 발을 많이 노출시키는 오픈 토(Open toe) 슈즈가 많아지고 구두 앞이나 옆 부분에 투명한 소재를 덧대 발 전체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샌들이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발목을 감싸는 스트랩 뿐 아니라 구두굽에도 투명 PVC소재를 사용해 시원한 마치 굽이 없이 발이 공중에 떠있는 듯한 디자인 등은 노출패션에 대한 유머러스한 접근법으로 호평받고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건강한 발 관리
멋으로 샌들에 색양말을 받쳐신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샌들은 대부분 맨발에 신기 마련이어서 청결한 발 관리가 필수다. 발뒷굼치에 뿌옇게 앉은 각질이 그대로 보이거나 발톱이 깔끔하게 손질돼있지않다면 아무리 멋들어진 구두라도 ‘개발의 편자’가 되기 십상이다.
●발꿈치 각질 제거는
1.발을 따뜻한 물에 담가 각질을 불린다. 각질 제거 스크럽제를 고루 펴바르고 손으로 마사지한 뒤 헹궈낸다. 물기를 닦은뒤 풋케어 크림을 고루 발라 흡수시킨다.
2. 각질이 심할 때는 발 전용 각질제거기를 이용해 발꿈치를 문질러 제거한다. 풋케어 크림을 고루 발라 랩으로 감싸고 양말을 신는다.
●발 피로회복 마사지는
평균 9cm 굽은 2~3 cm 굽보다 신었을 때 발끝에 7배의 스트레스를 준다. 하이힐을 신었을 때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발을 마사지해야 발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1.미지근한 물에 발을 담궈 깨끗이 씻는다. 이때 물에 소금을 넣으면 살균효과를, 녹차나 레몬을 넣으면 냄새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2.발바닥 전체를 세심히 꼭꼭 눌러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나 뭉친 곳이 있으면 풀릴 때까지 계속 문지른다. 발가락 하나하나를 엄지와 검지로 꼭꼭 눌러가며 바깥으로 세게 잡아당겼다 놓는다.
■하이힐 고르기
▲발 크기를 정확히 알아야한다 사람은 나이 들수록 발도 커진다. 240cm 사이즈를 신었던 사람도 어느새 250cm 까지 발이 클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신발을 구입할 경우를 위해서도 항상 자신의 발 사이즈를 정확히 재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발 모양을 고려하라 한국사람은 유난히 외반모지(엄지가 안쪽으로 휘어진 것)가 많다. 작은 신발에 발을 끼워맞추다보니 발생한 현상. 얇은 끈이 가로로 두세개 있는 모양의 노출이 많은 하이힐이나 일본식 게다 형태로 엄지 발가락을 끼우는 고리가 따로 달린 구두 등은 튀어나온 엄지 관절에 걸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한 치수 큰 신발이 더 멋지다 뒷부분이 터져있는 샌들이 아니라면 모든 구두는 자신의 발 사이즈 보다 한 칫수 정도 크게 신는 것이 발을 더 길고 우아해 보이게 해준다. 발건강에도 좋다. 뒷부분이 터져있는 샌들은 뒷꿈치가 맞닿는 부분이 뒷꿈치보다 약간 길어야 편하다.
▲늦은 오후에 사라 퇴근무렵인 늦은 오후가 발이 가장 커지는 시간.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끝 사이가 손가락 하나정도 띄워진 것을 고른다. 구두는 보기위한 것이 아니라 발에 신는 것. 신는 즉시 편해야한다.
▲미끄럼방지 깔창을 깔아라 하이힐은 발이 앞으로 쏠리기 마련. 억지로 몸을 수직으로 지탱하다보면 자연히 허리에 무리가 간다. 구두를 사는 즉시 밑창에 미끄럼방지 깔창을 깔아달라고 요구한다.
▲발목이 두껍다면 스트링의 두께는 가는것으로 고른다 발목을 묶는 형태의 스트링 샌들이 유행. 스트링이 가늘어야 발목의 결점을 커버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