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2003회계연도 연결결산에서 세금납부 후 최종 순이익 1조 1,620억엔을 기록했다. 일본 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조엔을 돌파한 것이다.자동차 판매 대수로는 미국의 제네럴 모터스(GM)가 지난 한해 809만 대로 671만 대인 도요타보다 많지만 GM의 순이익이 4,085억엔 규모이기 때문에 당기 순이익 액수로는 도요타가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가 됐다.
달러로 환산한 도요타의 순이익 111.8억달러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 기업 순이익 순위에 집어넣어 보면 209.6억달러의 엑슨 모빌, 178.5억달러의 시티그룹, 155.8억달러의 제네럴 일렉트릭(GE)에 이어 4위이다.
엑슨 모빌이 석유메이저, 시티그룹이 금융회사이고 종합 전기·기계 업체인 GE는 이익의 절반 가량이 산하에 끌어들인 금융, 방송 부문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순수 제조업으로는 도요타가 세계 1위 기업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지난해 하반기의 엔(円)고로 1,400억엔의 환차손을 입으면서도 자동차 본고장 북미 시장에서 처음으로 200만 대 벽을 깬 210만 대를 판매하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 순이익 1조엔 돌파에 기여했다. 도요타 혼자 일본 전체 수출액의 10.5%를 차지했다.
앞으로 자동차 메이커들의 생존을 좌우할 전기 모터·가솔린 엔진 겸용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카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서도 막대한 개발비를 감당할 자금과 기술력을 함께 갖춘 회사는 도요타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배우겠다고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도요타 사람들은 늘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품질향상과 코스트 절감을 위해 그저 우직하게 '카이젠'(改善)하고 또 카이젠할 뿐"이라고 밝힌다. "카이젠 하고 또 카이젠 해도 새로 카이젠 할 것을 매일 찾아낼 수 있다"고도 말한다. 개혁이니 쇄신이니 하는 것들이 철 따라 유행 따라 거창한 구호로 떠들어서 될 일이 아니고 조금씩 꾸준히 고친 작은 것들이 쌓이고 계승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신윤석 도쿄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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