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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의 전쟁] <끝> 살빼기는 질병의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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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의 전쟁] <끝> 살빼기는 질병의 치료다

입력
200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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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 부탁이 있어.” “뭔데?”“사실 내 딸이 엄청 살이 쪘어. 시집을 보내야겠는데 어느 남자가 관심을 갖겠어. 제발 살 좀 빼게 도와줘.”필자와 지인들 간에 자주 주고받는 대화다. 여기서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비만을 의학적인 측면이 아닌 미용적인 측면으로 보는 사회 현상이다. 필자의 솔직한 생각으로도 비만 환자의 대부분이 ‘미(美)’에 더 관심이 있지 의학적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그동안 ‘살과의 전쟁’을 집필하면서 비만에 관련된 책과 논문들을 다시 정리하고 되새겨 보니 우리나라의 비만 치료는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것부터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도 중요하지만 비만이 심각한 의학적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차제에 비만을 관리하는 의료인들도 ‘비만의 관리’보다는 ‘비만 치료’라는 강한 의미를 국민과 환자들에게 심어줘야겠다.

비만에 동반되는 질병을 정리해보자. 우선 정상인보다 3배 이상 증가되는 질병은 당뇨병, 담낭질환, 고혈압, 호흡곤란증, 수면무호흡증이다. 2~3배 많은 질병은 관상동맥질환(협심증), 퇴행성관절염, 통풍(요산증가로 인한 관절염) 등이고 1~2배 증가하는 질환은 암, 생식호르몬 이상, 다낭포 난소증후군, 불임, 요통, 태아이상, 마취시 위험증가 등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성인병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비만과 관련돼 나타나는 암은 남자의 경우 대장암, 직장암, 전립선암이며 여성에서는 생식계의 암과 담낭암이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 생산이 많아져 발병한다. 유방암의 경우 복부 지방량, 즉 복부 비만과 매우 관련성이 높다.

특히 서구사회와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는 교육, 취업, 결혼, 소득 등에서 비만한 사람이 큰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다. 비만의 치료목적은 의학적으로는 동반되는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또한 이미 비만으로 인해서 발생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앞서의 칼럼에서도 상세히 기록했지만 비만 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가 비만이 병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환자자신이 치료의 주체임을 깨닫고 생활방식(Life Style)을 바꿔야 한다. 끊임없이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 환자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내어 ‘운동 중독증’ 환자가 되고 먹는 것을 운동량에 맞추어 조절할 수 있는 굳건한 개인의 의지가 비만 치료와 예방에 최선이요, 최고의 치료법이다.

/윤방부ㆍ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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