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기업이 경영권 방어용 유동성 확보 등에 주력하면서 설비투자는 물론이고 다른 기업에 대한 출자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1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타법인 출자를 공시한 기업은 45개, 출자금액은 6,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회사 수는 18.2%, 출자액 규모는 75.1%가 각각 급감한 것이다. 회사당 출자금액도 152억6,000만원으로 69.6%가 줄었다.
반면 투자회사(기업구조조정회사 등)와 정보통신업체에 대한 출자는 각각 1,598억원, 380억원으로 1,113%, 3,547%가 급증했다.
타법인 출자 금액은 CJ가 1,34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CC(금강고려화학·777억원), 국민은행(694억원), 현대모비스(674억원), STX조선(33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CJ는 신동방 지분 인수를 위한 출자금이, KCC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사모펀드 출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현대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출자금이었다.
한편 같은 기간 LG전자 등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한 주요 기업은 다른 기업에 출자한 지분을 줄이는데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타법인 출자지분 처분금액은 KT주식 등을 내다판 LG전자가 2,17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건설(1,685억원) SK네트웍스(883억원) 금호산업(798억원) 현대건설(653억원) 등의 순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 및 불확실한 경기 전망 등에 따라 기업들이 외형 확장을 위한 타법인 출자를 줄이고 방어적인 내실 경영에 무게를 둔 결과"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