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면서 생긴 콘크리트 폐기물이 재활용돼 산뜻한 새 건물로 탄생했다.환경부와 한국순환골재협회는 국내 최초로 순환(재활용) 골재로만 지은 인선ENT(주) 사옥 및 부설 연구소가 완공돼 14일 준공식을 갖는다고 13일 밝혔다. 건축폐기물로 제작된 순환골재를 건물 건립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금까지는 대부분 쓰레기매립지로 직행하거나 몰래 버려져 왔고 극히 일부만 공사장 복토 등에 쓰였다.
경기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 동국대병원 인근에 들어선 이 건물(3층)은 자연산 자갈이나 모래 대신 재개발 등 건물 철거현장의 폐기물로 만들어진 골재 365만톤으로 기둥과 외벽을 건설했다. 특히 이 가운데 10만2,000톤은 청계고가에서 나온 건설폐기물을 가공해 만들어진 골재다.
인선ENT는 지난해 6월 청계고가 철거 및 폐기물 처리를 맡았던 재활용 전문업체. 이 업체는 1공구 철거작업에서 나온 콘크리트 폐기물을 수거한 뒤 3차례의 파쇄 작업과 철근·이물질 분리 공정을 거쳐 순환 골재를 제작, 사옥 및 연구소 건축에 투입했다.
현재도 공장 야적장에 쌓여있는 나머지 청계고가 폐기물로 재활용 공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량은 수도권 건설공사 현장에 판매되고 있다. 이 회사 송수환(55) 연구소장은 "최근 지어진 건축물은 바닷모래나 석산(石山)의 골재를 사용한 반면 1960년대 지어진 청계고가는 하천 자갈과 모래를 사용해 재활용 골재의 품질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바닷모래 파동 때마다 "국내 연간 골재수요 5,100만㎗ 가운데 20%인 1,000만㎗는 재생 골재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목청을 높여 온 이 회사 오종택 대표는 "이번 사옥과 연구소 건축이 순환골재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증명해 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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