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사의 올해 임금동결 합의는 신선한 소식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냈는데도 임금동결 결정을 내린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도 하지만 노사 양측이 결코 쉽지 않은 합의사항을 도출해냈다는 것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잘 나가는 대기업으로서 임금동결을 결정한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통일중공업이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임금동결을 결정한 것과는 다르다.포스코 노사는 내수부진과 청년실업 증가로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범국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및 중소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는데 적극 동참하기 위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정규직의 고통 분담으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근로자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포스코가 수범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포스코 노사의 사려 깊은 결단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싶다. 특히 근로자측의 결단은 용기와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이익을 냈는데 임금이 동결된다니 근로자로선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나 50여개 협력회사 근로자들의 임금 개선,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사측의 호소를 노조가 흔쾌히 수용하는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상생(相生)의 철학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포스코 노사의 현명한 결단은 중소기업의 위기, 청년실업, 노노갈등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지혜롭게 풀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대기업이 자기 몫을 조금 희생해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배려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임단협을 앞둔 대기업 노사에 좋은 선례가 되어 훈훈한 상생의 바람이 일기를 기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