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 박'. 14일부터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국내 여자프로골프 개막전으로 열리는 MBC·엑스캔버스 여자오픈(총상금 2억원)에서 펼쳐질 '골프여왕' 박세리(27·CJ)와 '메이저 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벌일 빅매치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양박(兩朴)'이 국내 투어의 정규 대회에 동시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승씩을 거두고 11일 금의환향한 이들에게 이번 맞대결은 고국팬들앞에서 '코리안 넘버원' 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의식한 듯 이들은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부터 장외 신경전을 펼치는 등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버린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하는 박세리에 대해 박지은은 "올해는 정신 자세가 달라진 만큼 세리 언니에게 우승을 양보하지 않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특히 올 시즌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나비스코챔피언십)을 차지하며 현재 LPGA 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부문 1위를 달리는 박지은이 이번 대회를 통해 박세리의 그늘에 가린 2인자의 딱지를 떼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일단 우승 전망은 코스를 꿰차고 있는 박세리에게 유리하다. 지난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인 박세리는 1997년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로즈오픈에서도 우승하는 등 88코스와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어 처음 이 코스를 접해보는 박지은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 있다. 강한 승부근성과 공격적 플레이로 미국 무대에서 알아주는 싸움닭으로 통하는 박지은이 이를 그냥 지켜볼 리가 없다. 박지은은 장거리 여행에 따른 시차적응과 피로에도 불구하고 귀국 이튿날일 12일 새벽에 일어나 오전 7시30부터 연습라운드를 통해 코스답사를 마치는 열의를 보였다.
경기 내용에 관한 한 두 선수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올 시즌 각각 6개와 7개 대회에 출전, 나란히 4번의 톱10에 들면서 1승을 올린 박세리와 박지은은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각각 271.2야드와 278.3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폭발시키고 있다. 이는 지옥훈련을 통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를 지난해보다 10야드 이상 늘린 결과. 이와 함께 그린 위에서 나란히 홀당 평균 1.8개(파온기준)의 퍼트를 기록한 두 선수는 그린적중률에서도 69.5%와 69.2%로 엇비슷한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MBC는 1∼2라운드가 열리는 14일과 15일에는 오후 2시, 최종 라운드가 개최되는 16일에는 오후 2시40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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