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선 전날 선출된 천정배 원내대표에 대한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도 개혁이냐, 안정이냐를 놓고 은근한 신경전이 벌어져 당의 진로가 여전히 안개 속임을 알게 했다.강경 개혁파인 신기남(사진) 의원은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달라는 게 당선자들의 뜻"이라며 "천 의원이 이슈를 개발하고 선점해서 추진하는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지금 보니까 천 대표가 갑자기 의젓하고 말부터 무게가 있는데, 정신만은 후보 때 정신으로 과감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천 대표가 당선 직후 "개혁은 안정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개혁과 안정의 조화'를 들고 나온 데 대해 제동을 건 셈이다.
그러자 재야출신인 이미경 당선자가 "천 대표가 개혁을 향해 꼭 필요한 건 밀고 나가되 당내 의견 수렴과정의 민주성도 고려해달라"며 "(천 대표를 찍지 않은) 절반 가까운 당선자들이 신중한 것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담아내야 한다"고 '속도조절론'을 폈다. 5선 중진인 김덕규 의원도 "승자는 패자의 얘기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정동영 의장은 앞선 인사말에서 "최고의 개혁은 경제를 잘 돌게 하는 것"이라며 경제와 민생 우위론을 거듭 강조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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