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12일 정책위의장 후보검증 토론회를 시작으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경선은 누가 '포스트 권영길' 시대를 이끌 새 얼굴이 될 지 주목되는 가운데 당내에 각각 70%와 30%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범좌파계열과 민족주의계열 간 세 대결이 예상된다.민노당이 새로 선출할 지도부는 최고위원 13명. 당선자 10명의 호선으로 선출될 원내대표를 제외한 12명은 모두 직선으로 뽑힐 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노동·농민 최고위원, 여성·일반부문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당 대표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 3역은 범좌파그룹의 우세가 예상된다. '빈민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김혜경 부대표와 정윤광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평당원인 김용환씨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진 대표 경선은 김 부대표가 범좌파그룹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고 민족주의그룹이 후보를 내지 않아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좌파그룹의 김기수 대구시지부장과 민족주의그룹의 김창현 울산시지부장이 맞붙은 사무총장 경선은 박빙의 승부가 점쳐진다.
정책 생산과 의정활동 지원을 총괄할 정책위의장 경선에는 민족주의그룹이 이용대(경기도지부장) 후보를 내세운 반면 범좌파그룹에서는 주대환(마산 합포지구당 위원장) 허영구(전 민노총 수석부위원장) 성두현(당 중앙위원)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당장은 이 후보가 앞선다는 평이지만 결선투표로 갈 경우 역전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직·공직 겸임 금지 규정으로 위상이 높아진 원내대표에는 천영세 부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고, 민노총과 전농이 추천권을 가진 노동·농민부문 최고위원에는 각각 이용식(민노총 정치위원장) 하연호(전 완주군 농민회장) 후보가 추천됐다.
14명과 11명이 출마한 일반부문(3명)과 여성부문(4명) 경선은 정파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양대 그룹이 부문별 후보를 복수 추천했고 당원 1인당 7표씩 행사하게 돼 특정 정파의 싹쓸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세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자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은 "철저히 노선과 정책에 따른 것이어서 인맥에 좌우되는 보수정당과는 다르다"며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분란에 휩싸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은 이날 오후 울산을 시작으로 23일까지 9개 권역별 유세와 후보검증 토론회를 거친 뒤 24∼27일 총투표를 실시, 29일 당 대회 때 당선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