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열린우리당 이인영 당선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아침이슬'이 신호음으로 흘러나온다. 그는 아직도 1980년대 운동권 가요를 가슴에 품고 산다.
그는 "전대협 정신을 잃지 않고 전대협 출신다운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한다. 당선된 뒤 일성(一聲)도 "전대협 때 추구했던 자주민주 통일운동을 이어 점진적 민족민주 개혁을 하겠다"였다. 아무리 운동권 출신이라지만 2004년에 이런 주장을 떳떳이 내놓는 이는 별로 없다.
사람들은 그를 '제2의 김근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당선자가 김 전원내대표와 상당한 친분이 있기도 하지만 '원칙적이고, 길게 보고 느리게 가는' 그의 스타일이 김 전대표와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대해 "과분한 평가"라면서도 "그러나 때로는 더 젊고 진취적인 주장과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80년대 운동권을 이끌었던 전대협의 맏형이다.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하며 전대협 1기 의장을 지냈고, 이후에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에서 10여년 동안 재야운동을 했다.
2000년 전대협 출신들과 함께 정치권에 들어올 때는 민주당으로부터 전국구 제안도 받았지만 "자력으로 하겠다"며 거부했다. 서울 구로 갑을 택한 것도 "80년대 운동의 민중지향성을 대표하는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해 치러진 16대 총선에선 낙선했다.
그는 "교육 문제가 분배 격차를 더 심화시킨 측면이 있다"며 "국회 교육위 활동을 하며 구로구에 더 좋은 선생님과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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