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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창윤의 방송보기]참을수 없는 주말뉴스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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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창윤의 방송보기]참을수 없는 주말뉴스의 가벼움

입력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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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만큼 지상파 방송 3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영역도 없다. 드라마나 버라이어티 쇼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뉴스 경쟁을 능가하지 못한다. 오락 프로그램이 주는 즐거움이 덜 소중해서가 아니다. 뉴스는 사회 전 영역에 걸쳐 건강한 공론을 만들어내는 '민주주의의 샘물'로서,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나 방송 3사가 유독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뉴스가 있다. 자존심을 걸며 경쟁하면서도 주말 뉴스는 놀랍게도 방치되고 있다. 주말 뉴스 편성은 평일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KBS1은 평일 하루 300분의 뉴스를 편성하지만, 일요일은 고작 80분을 할애한다. 이와 같은 편성은 MBC와 SBS도 마찬가지다. 물론 방송 기자들도 주말에 휴식을 취해야 하므로 전체 뉴스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저녁 8시나 9시에 방송되는 종합뉴스만은 평일 수준을 유지하고, 뉴스 인력의 배치를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주말 뉴스의 문제는 뉴스 편성시간이 적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부실공사처럼 뉴스 가치를 찾기 어렵다는데 있다. 평일보다 주말에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지 주말 뉴스는 사건·사고를 많이 보도하고, 국제 뉴스도 평일보다 비중 있게 처리된다. 그만큼 뉴스가 쉽게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뉴스를 보더라도 현직 경찰관이 미성년자와 성 매매를 하고, 컵라면이 안 익는다고 편의점 점원을 폭행했으며,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일가족이 사상하는 등 사건·사고 뉴스를 3∼4개씩 보도했다. MBC는 10대 매춘이 늘어난다는 해외뉴스까지 취급했다. 대체로 뉴스 가치가 높지 않으며 적합하지도 않은 사건들이었다. 물론 현직 경찰관이 가출 소녀와 성 관계를 맺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고려하면 단신으로 처리하는 것이 보다 적절했을 수 있다.

주말 뉴스의 틀이 대폭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고 MBC '뉴스데스크' 주말 진행을 맡은 최일구 앵커처럼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라는 것이 아니다. 뉴스 앵커 최일구는 정치인 노회찬이 아니다. 그의 독특한 진행에 대해 "재미있다"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지만 정작 알맹이인 뉴스의 내용이 알차지 못하니, 겉포장만 요란한 상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방송 3사는 우선 주말은 다들 놀러 가고 쉬는 때니 뉴스도 적당히 때우고 넘어가자는 식의 무관심, 무신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평일 뉴스와 차별화하면서도 가치 있는 뉴스 아이템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가령 그 주일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에 대한 후속 취재를 통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심층 보도를 하거나, 기획취재를 통해 시의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시청자에게 필요한 뉴스를 찾아내 보도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주창윤/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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