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치솟는 유가·환율 주식시장 요동까지/기업들 "비상경영" 빨간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치솟는 유가·환율 주식시장 요동까지/기업들 "비상경영" 빨간불

입력
2004.05.12 00:00
0 0

LG칼텍스정유 원유 도입 담당자들은 요즘 하루 종일 모니터를 쳐다보느라 눈이 벌겋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30여개국 60여종의 원유 거래선 가격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배럴당 30달러가 넘어설 경우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300억원 가까운 추가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대한항공은 유가 급등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국제유가와 환율이 치솟는 와중에 주식 시장까지 요동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경영 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요인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방안을 검토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유·항공업계 이중고

유가와 환율 급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정유업계. 원자재격인 원유를 달러화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2중고를 겪어야 하는 정유업계는 요즘 각종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주)SK는 휴스턴, 런던, 두바이 등 지사망을 풀가동, 국제석유시장의 수급 및 유가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안정적 수급을 위한 장기도입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항공유 가격을 배럴당 30달러로 잡았던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가까이 치솟자 연료비절감 태스크포스팀을 발족, 국내선 운항고도 조정, 경제항로 발굴 등에 나서고 있다.

내수에도 찬바람 불 듯

치솟는 환율로 내수 기업들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한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안정돼 버텨 왔는데 이제 버팀목마저 흔들려 원가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말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출 위주의 기업은 그나마 다행이다. 달러당 환율이 올라가는 만큼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 분기마다 10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달러당 환율이 30원 오르면 분기마다 3,000억원 정도를 더 벌 수 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을 무조건 반길 수만은 없는 처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의 등락으로 얻는 이익은 단기적인데다 원자재나 장비 수입 부담도 늘어난다"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한 경영환경 자체가 악재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불안한 경영환경 자체가 기업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대부분 기업들이 사태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비용축소, 원가절감, 자금확보 등에 신경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7월 한·미 동시상장을 추진해온 LG필립스LCD 등을 비롯한 기업들은 주식시장 침체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삼성은 이달 중순부터 미주 등 각 지역 사업본부별로 영업전략회의를 열어 미국금리상승 가능성, 환율상승 등 최근의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LG, 현대차그룹, SK그룹 등도 주가급락과 환율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외국의 투자자금이 이탈하고 원자재 확보,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에 대비해 부문별로 상황점검에 들어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