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장애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제가 박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교육시스템 덕분입니다."정유선(34)씨는 15일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조지메이슨대에서 특수보조공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뇌성마비 장애인이 해외에서 박사를 따는 것은 정씨가 처음이다.
1989년 서울 명성여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정씨는 조지메이슨대(학부)와 코널대(대학원) 등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뒤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특수보조공학으로 궤도를 수정, 조지메이슨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95년 재미동포와 결혼한 뒤 1남1녀를 낳아 키우면서 불편한 몸으로 학생과 부인, 어머니 등 1인3역을 해온 정씨는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99년에 국내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위한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http://www.kscp.net)를 만들어 최근까지 웹마스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씨는 "한국에서라면 언어장애가 있고 아이 둘을 키워야 하는 장애인 주부가 박사학위를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일들이 가능한 미국의 선진 교육시스템이 부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 이야기를 인간승리 드라마로 과장하지 말고 우리나라 교육현실과 비교되는 미국의 열린 교육환경 등을 강조해 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정씨의 어머니 김희선(63)씨는 60년대 '울릉도 트위스트' '목석 같은 사나이' 등의 히트곡을 부른 여성보컬그룹 '이시스터즈'의 멤버였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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