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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현 선발제외

입력
2004.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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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잠수함이 연이은 좌초에 마침내 가라앉았다.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25)은 11일(한국시각)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사사구 4개로 6실점(4자책)하며 올 시즌 메이저리그서 첫 패배를 맛보았다. 2경기 연속 조기강판에 1승1패를 마크한 김병현은 방어율도 종전 4.32에서 6.17로 뛰어올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www.mlb.com)는 이날 김병현이 프랑코나 감독으로부터 선발 제외를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문제가 이렇게 커진데는 롱릴리프 브론스 아로요를 다시 제5선발로 투입해야 한다는 현지 여론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김병현이 졸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결국 프랑코나 감독은 아로요를 제5선발로 올릴 예정이며, 김병현이 불펜으로 내려가게 될지 마이너리그로 강등될지는 2∼3일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날 김병현의 구위는 한창때와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은 찾아볼 수 없었고 탈삼진은 단 1개도 없었다. 타자가 헛스윙한 것도 딱 두 차례 뿐.

직구 최고스피드가 87마일(140㎞)에 그칠 만큼 위력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변화구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회초 1번 맷 로턴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한 이후 2명의 타자를 범타로 잡았지만 빅터 마르티네스에게 또다시 좌월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5번 트레비스 하프너에게 1점을 내준 김병현은 2회초에도 2점을 추가 허용했다. 김병현은 4회말 1사후 레니 디나르도로 교체됐다. 보스턴은 6―10으로 패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김병현은 이날 투구수가 너무 많았고 앞으로 크게 좋아지리라는 희망도 주지 못했다" 고 말해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병현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아무 말없이 자리를 떠났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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