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드는 등 경제 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되자, "경제 현안을 둘러싼 정책의 불확실성과 혼란이 위기를 키우고 있다"며 정부·여당의 '안일한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에서 "우리 경제가 휘청대는 것은 외국 발(發) 악재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우리 경제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정부·여당이 더 큰 문제"라며 포문을 열었다. "최근 경제 위기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기인하는데도 경제장관회의에서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정부·여당 내부의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대기업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재계의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장은 이어 "청와대와 여당은 자리를 차지하고 바꾸는 데만 매달리지 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의 우선순위와 정책기조를 분명히 설정하고 시장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한구 정책위 부의장도 "작금의 경제위기는 정부가 민생과 경제 살리기 우선이라고 말만 하고 실제로는 개혁을 너무 강조해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긴급 추경편성 방침을 '대증(對症) 요법'이라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태희 의원은 "정부는 툭하면 추경을 편성하려고 하는데 정책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추경편성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경기순환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안이하게 경기순환 차원에서 해답을 찾으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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