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과 급등의 소용돌이에 빠졌던 주가와 환율, 금리 등은 다소 진정 기미이나 불안하기는 여전하고, 전망 또한 극히 불투명하다. 주가 등은 경제의 성적표이자 거울로 현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미래에 대한 예측을 반영한다.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이번 사태의 주 원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설, 중국의 긴축정책, 고유가 등으로 우리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외부여건 탓에 금융시장이 불안하기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독 우리만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문제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이번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어제 열린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최근 증시는 숨 고르기 장세이고,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기관투자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너무 과민한 반응이 오히려 위기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기의 두 축인 투자와 소비는 깊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경제는 극심한 양극화로 안에서 곪아 투자자들은 다투어 시장을 등지고 있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제거되기는커녕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난 지 한달 가까이 되는데도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을 놓고 내부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런데도 정부는 몇몇 통계수치를 들면서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착시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즈음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을 초래하고 불확실성을 키우는 데는 이 같은 정부의 현실인식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정부는 비상체제로 전환한다고 했지만,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의문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나친 위기감도 문제지만, 근거 없는 낙관론은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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