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부장판사)는 11일 한나라당에 불법 대선자금 150억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강유식 (주)LG 부회장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한 주요 기업인에 대한 선고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재판부는 "피고인은 150억원의 거액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접선하는 방법으로 전달해 국민에게 충격과 허탈감을 안겨줬고, 불법 정치자금은 공정 선거를 방해하고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만큼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의 강요에 의해 부득이하게 자금을 제공하게 된 점,불법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조성하지는 않은 점, 잘못을 뉘우치며 투명경영을 다짐하는 점 등을 감안,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강 부회장은 2001년 11월 최돈웅 의원의 요청을 받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서정우 변호사를 만나 150억원을 실은 탑차 열쇠를 건네주는 속칭 `차떼기' 방법으로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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