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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아침형 수험생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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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아침형 수험생이 돼라

입력
2004.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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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담을 통해 만나는 학생들에게서 재미있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모두 수면 부족에 허덕인다는 점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책 보느라, 하위권 학생들은 게임하고 잡생각을 하느라 잠을 못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성적을 불문하고 학생들은 모두 피로하다는 얘기다. 어쩌면 하위권 학생들이 더 피곤할 수도 있다. 생활습관이 불규칙하면 몸은 피로를 더 느끼기 때문이다. 피곤하다고 밤 11시에 잠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새벽 3시에 자는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같은 시간을 자도 피로는 덜 풀린다. 생체리듬이 계속 바뀌는 탓이다. 매일 외국여행에서 돌아와 시차적응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규칙적인 생활은 피로를 줄여준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식사시간도 동일한 생체리듬을 유지하면 피로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소화기를 관장하는 자율신경은 식사 때에 맞춰 소화기를 움직일 준비를 하며 수면중추도 항상 규칙적으로 작동하므로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에게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강조하는 근거다.

규칙적인 생활의 시작은 역시 잠자는 시간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일정할 경우 일어나는 시간도 조절이 가능하다. 수면리듬도 늦게 자는 '올빼미형' 보다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이 바람직하다.

어렵더라도 밤 12시엔 자고 아침 6∼7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바람직하다. 한의학 원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황제내경은 봄 여름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계절별로 잠자는 시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절별 수면리듬의 변화는 전기라는 문명의 혜택을 받기 전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해지고 두세 시간 정도 있으면 자고, 먼동이 틀 즈음에 일어나는 것이 이상적인 생활리듬이었다.

늦게 자는 게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도 유효하다. 성장호르몬이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오고 이 시간에 피로회복도 가장 잘된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수면패턴은 오랫동안 올빼미형이 아닌 아침형으로 유전자 내에 프로그램화 돼 있다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면 학습 효율도 좋아진다. 일찍 일어나므로 아침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어 머리가 돌아갈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하게 된다. 아침시간에 비몽사몽인 올빼미형과는 달리 오전 시간의 시험과 수업에도 충실할 수 있다.

1학기도 벌써 반이 지나갔다. 중간고사도 끝나고 자칫 마음자세가 흐트러질 시기다. 겨울방학 중 잠을 푹 자면서 다져 놓았던 체력도 이미 바닥이 났을 것이다. 고3이나 재수생들은 체력이 떨어지며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아침형으로 바로 잡아 체력소모를 줄여야 한다. 잠자는 시간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피로가 만성화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모두 저하되기 마련이다.

황치혁/황&리 한의원장 겸 수험생 컨설턴트

hwangnl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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