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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개 고교 수리영역 평가결과 /"고교생 학력저하 쉬워진 수능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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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개 고교 수리영역 평가결과 /"고교생 학력저하 쉬워진 수능탓"

입력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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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교생들의 학력이 최근 수년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는 고교 평준화와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사설 모의고사 시행기관인 중앙교육연구소(소장 이재우)는 2000∼2003년 4년간 전국 인문계 210개, 자연계 200개 고교의 3학년 수리영역 학력평가 점수를 검사 동등화(다양한 검사 유형의 점수를 공통 척도로 전환) 방법으로 평가한 결과, 남녀와 계열에 관계 없이 학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인문계의 경우 4년간 수리영역 점수가 연 0.1∼0.7점씩 계속 하락했으며, 자연계는 2000∼2002년 3년 연속 떨어지다가 2003년에 0.9점 상승했다. 인문계는 4년 모두 남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여학생보다 높았으나, 성별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는 상위권의 경우 남학생의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우수했으나, 중위권에 여학생이 많아 전체적으로는 여학생의 성적이 더 좋았다.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평준화 여부에 따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인문계는 4년 모두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취도가 월등히 높았으며, 자연계의 경우 2000년과 2003년에는 평준화 지역이, 2001년과 2002년에는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았다.

특히 평준화 논란의 핵심인 상위권 학생의 경우 인문계 상위 10%는 2003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 평준화 지역이 우수했다. 그러나 자연계 상위 10%는 2000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서 비평준화 지역의 성취도가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역시, 서울, 중소도시, 읍·면 지역 순으로 학업성취도가 우수했다. 서울과 광역시의 경우 인문계는 4년 연속 성취도가 하락했지만 자연계는 2003년에 다소 상승했다. 반면 읍·면 지역은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4년 연속 성취도가 크게 떨어져 도·농간 학력 격차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력 하향의 주범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근 고교생의 학력 저하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교과서 위주로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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