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현저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선발과 마무리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간투수진이 향후 판세를 좌우할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하고 있는 선수는 다승 부문 1∼3위의 레스(두산·6승) 김수경(현대·5승) 이승호(LG·4승) 정도. 하지만 에이스인 이들도 아직까지 완투가 없다. 올 시즌 전체 완투 횟수가 세 차례(완봉 한 번)에 불과해 벤치는 선발투수를 믿고 느긋이 앉아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불펜은 쉴 새 없이 바쁘고 중간계투진은 항시 대기해야 한다. 그만큼 책임도 막중해졌다.
이 같은 허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4연패 늪에 빠진 삼성. 삼성 투수 중엔 중간계투 요원의 성적을 수치화한 홀드 부문 10걸에 3명의 이름이 올라 있지만 이 부문 1위 윤성환(23·7홀드)이 삐끗하면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윤성환은 팀내 가장 많은 17경기에 줄등판, 어깨를 혹사함으로써 최근 5경기 방어율 15.75의 난조를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장 김현욱(34·4홀드)도 잦은 등판으로 5일 현대전에서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을 하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아는 유동훈(27)이 허리 역할을 잘 해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이닝을 던져 평소보다 길게 마운드에 선 5일 한화전을 제외한 최근 5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하며 1승 4홀드를 기록중이다. 방어율도 3.03으로 전체 순위 5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의 이상열(27)과 LG의 유택현(33)은 '반짝 허리' 역할로 팀 승리를 지원하고 있다. 전체 31경기 가운데 각각 21경기와 20경기에 나와 각각 여섯 차례, 다섯 차례 홀드를 올린 이상열과 유택현은 왼손투수 이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와 상대 좌타자들만을 골라 타석에서 돌려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편 롯데는 임경완(29)의 힘있는 허리를 빈약한 마무리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꼴찌의 비애를 계속 맛보고 있다. 임경완은 방어율 2.01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며 롯데 마운드에 새 희망으로 자리잡았으나 올 시즌 다섯 차례의 1점차 역전패와 연장승부 2무4패가 말해주듯 뒷문 단속이 안돼 활약만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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