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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금융상황 멕시코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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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금융상황 멕시코와 비슷"

입력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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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 금융 상황이 소매금융 위주의 외국 자본 유치로 금융주권을 거의 상실한 맥시코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외국 자본의 멕시코, 영국 금융산업 진출 사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외국 자본의 국내 소매금융 시장 잠식은 국부 유출 뿐 아니라 금융주권 상실로 이어져 성장 동력 자체가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멕시코와 영국이 과거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금융산업을 외국 자본에 넘겨 준 것은 공통적이지만 멕시코는 소매금융 위주로, 영국은 투자은행업 위주로 외자를 유치하면서 전혀 다른 결과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는 1995년 페소화 위기 이후 세계적 은행들이 국내 시중은행들을 대거 인수, 지난해말 현재 멕시코 6대 시중은행 중 5개가 외국계이다. 그러나 이들 외국계 은행은 대부분 신용카드 대출, 모기지론 등 수익성 높고 안전한 소매금융업에 주력하면서 멕시코 실물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기업금융을 기피할 뿐 아니라, 금융의 공공성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영국은 1986년 대처 정부의 금융개혁 과정에서 외국 자본들이 상업은행이 아닌 영국 투자은행들을 대거 인수했고,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등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들이 런던에 진출해 도매(기업)금융, 저당대출, 증권 분야 업무가 크게 확대됐다고 보고서는 상기시켰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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