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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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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중간점검

입력
200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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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李·千 팽팽… 초선 부동표가 관건열린우리당 이해찬, 천정배 의원이 맞붙은 원내대표 경선(11일)이 막판으로 치달으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양자는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실제 판세는 혼전이며, 30여명 안팎의 초선 부동 층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의원은 관리자 역할의 CEO형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과반수 여당으로서 대야협상, 당정협의 등을 주도하고 당내 다양한 의견을 통합할 수 있는 역할에 내가 적임자"라며 "대표가 되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등 경제를 돌보는데 최우선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은 선후완급조절이 필요하며, 안정적 국회운영 틀을 만들어 여당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반면 천 의원은 개혁에 무게를 둔다. 천 의원도 이날 간담회를 갖고 "국민이 과반여당을 만들어준 시대기운이 원천적으로 나한테 있다"며 "참여정부 성공을 위해 민심을 읽고 개혁과제를 앞서 추진할 적임자가 바로 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사법 개혁 및 국가보안법 문제 등에 대해서도 "뒤로 미룰 일이 아니고 내 임기인 1년안에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개혁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기대했다.

때문에 양측의 지지 층도 갈리고 있다. 이 의원은 김원기, 장영달 의원 등 구 민주당 중진들을 비롯해 재선 일부 그룹, 재야 운동권 출신 중 시니어 그룹과 386 운동권 출신 당선자 등이 주 지지기반으로 분류된다. 유시민 김원웅 의원 등 일부 개혁당 출신도 '당권파 견제' 차원에서 이 의원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신기남 의원과 김한길 당선자 등 민주당 시절 '바른정치연구실천모임' 소속 인사를 비롯한 당권파의 절대적 지지 속에 이종걸 정장선 의원 등 상당수 재선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초선 관료그룹 등 영입파와 개혁당 출신 일부 당선자도 천 의원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이 초반에 앞서는 형국이었으나, 천 의원이 많이 추격한 상황"이라며 "특히 108명에 달하는 초선들 중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의원들이 많은 게 변수"라고 분석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한나라,김덕룡 등 4명 출사표

19일께로 예정된 한나라당 원내대표(현 원내총무) 경선에 출마할 의사를 나타낸 의원은 5선의 김덕룡 의원, 3선의 맹형규, 안택수, 임인배 의원 등 4명이다. 3선인 김문수, 권오을, 권철현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지금까지는 DR(김덕룡 의원)의 독주 양상이다. 박근혜 대표(대구)와 김형오 사무총장(부산)이 모두 영남출신인 만큼 지역안배와 원내 정당화에 걸 맞는 관록을 고려하면 '결론은 DR'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때 출마 의향을 내비쳤던 정의화, 김무성 의원은 "김 의원이 출마하면 공개 지지하겠다"고 선언했고,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 당내 소장파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17대 초선 당선자를 중심으로 '인물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엄존한다. 홍준표 의원은 "DR이 원내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그 동안의 개혁 성과를 단번에 무너뜨리고 과거로 회귀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DR도 이 때문에 득표율이 의외로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맹형규 의원은 9일 "변화한 시대는 나 같은 인물을 필요로 한다"며 DR에 도전장을 냈다. 또 김문수 의원측은 "(DR)이 흘러가고 있는 시간을 붙잡으려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DR과 맞붙어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을 지 재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홍준표, 이재오, 전재희 의원 등 수도권 중진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세 의원이 한꺼번에 경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수도권에선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박진 의원 등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은 "지지 후보를 정하진 않았지만 수도권 의원들끼리 싸우다 원내대표마저 영남에 넘겨 주는 것을 막기 위해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안택수, 임인배, 권오을, 권철현 의원 등 영남권 후보들은 "원내대표 같은 중요한 자리를 지역안배 랍시고 호락호락 넘겨줄 수 없다"며 각자 인물론을 내세우며 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번 경선이 지역대결 구도로 흐를 수 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정황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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