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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04>마르셀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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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04>마르셀 모스

입력
200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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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2년 5월10일 프랑스 사회학자 마르셀 모스가 에피날에서 태어났다. 1950년 파리에서 몰(沒). 모스는 프랑스 현대사회학의 태두라 할 에밀 뒤르켐의 조카이자 제자다. 20세기 전반기 세계 사회학계를 주름잡은 뒤르켐 학파는 뒤르켐의 사후 모스에 의해 이끌렸다. 삼촌과 마찬가지로 정통 유대교 분위기에서 성장한 모스는 파리고등연구원에서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고대 이란어 등을 공부한 뒤 모교에서 민족학과 종교학을 가르치며 지적 이력을 시작했고, 파리 대학을 거쳐 프랑스 아카데미즘의 정점이라 할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를 지냈다.모스는 적어도 두 세대 이상의 프랑스 사상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다. 바타유, 뒤메질, 레비스트로스, 부르디외, 푸코, 데리다, 보드리야르 같은 이론가들은 모스의 '선물' '교환' '육체의 테크닉' '아비튀스' 같은 개념들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다소 손질해서 자기 이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모스의 업적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선물(증여)과 마나(원시 종교에서 상정하는 비인격적인 힘)에 대한 연구다. 모스에 따르면 이른바 고대사회에서 선물은 주기와 받기, 답례라는 삼중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선물은 물건 교환의 틀을 넘어서 명예와 관련돼 있다. 선물을 받은 자가 거기 답례하지 않으면, 그는 준 자에 대해 열등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고대 사회의 선물은 물건만이 아니라 사람(여자)의 순환까지도 보증하는, 삶에 전면적으로 관계하는 메커니즘이다. 선물 교환이 특정한 종류의 사물과 관계 있을지라도, 그 사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각되는 것처럼 죽어있는 불활성 사물이 아니라 '마나'의 정신성을 띤 일종의 영혼과 비슷하다. 선물 사회는, 오로지 더 많은 부의 축적을 목표로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와 달리, 지출(베풀기)과 위신의 획득을 목표로 움직인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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