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카디로프 대통령 폭탄테러 사망/체첸 대규모 유혈사태 재연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카디로프 대통령 폭탄테러 사망/체첸 대규모 유혈사태 재연되나

입력
2004.05.10 00:00
0 0

아흐마드 카디로프(52) 체첸 대통령이 9일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그의 사망은 친 크렘린계를 내세워 체첸 정국의 안정을 꾀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대담한 공격

체첸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번 테러는 1999년 러시아가 2차 전쟁을 개시한 이후 가장 대담한 공격으로 꼽힌다. 테러가 감행된 9일은 1945년 러시아를 포함한 연합군이 독일군에 승리를 거둔 승전 기념일로, 매년 러시아 전역에서 성대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반군들은 행사가 진행된 수도 그로즈니의 디나모 스타디움 귀빈석 밑에 미리 폭탄을 장착해 놓고 요인들이 자리하는 시각에 맞춰 폭탄을 터뜨렸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폭발 뒤 30여분 만에 숨졌다. 바라노프 장군은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중상을 입고 수술 중이라는 보도도 있다. 귀빈석 인근에서는 예비용으로 보이는 두 번째 폭탄이 발견돼 공격 계획이 치밀했음을 보여줬다.

러시아 움직임

폭발 수분 전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 기념행사에 참석, 연설을 하고 있었다. 테러를 보고 받은 푸틴 대통령은 강경한 어조로 보복을 다짐했다고 RIA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우리와 싸우고 있는 자들에 대해 보복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체첸 정책이 강경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반군 소탕을 위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나설 경우 대규모 유혈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러시아 의회 부의장이 "러시아가 체첸을 직접 통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카디로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화책의 일환으로 체첸의 자치권을 확대해 왔다.

배경 및 전망

이번 공격은 체첸 반군이 푸틴 대통령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반군은 카디로프 대통령을 살해함으로써 꼭두각시를 내세워 허울 좋은 자치를 보장하려는 푸틴의 정책에 대해 분명한 투쟁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또한 카디로프 취임 이후 체첸 내에서 이렇다 할 대형 테러가 없었다는 점에서 반군은 러시아측에 "저항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을 수도 있다.

유화책을 통해 체첸을 러시아 연방에 묶어 두려던 푸틴 대통령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0월 총리 시절 체첸에 대한 무력 공격을 지시하는 등 강경책을 주도해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며 대통령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반군 세력을 완전히 소탕하지 못한 채 러시아 심장부에서까지 테러가 잇따르면서 사태 해결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