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짜리 정기예금 금리의 3%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신 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에 접어들게 된다.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최근 시중 금리 하락에 따라 13일께 재무전략 심의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4.0%인 1년 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가량 인하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국민은행이 3%대로 금리를 낮출 경우 다른 은행들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3월말 금융채 조달 금리가 4.3%에 육박했지만 1개월 가량 지난 현재 4.1%대 중반으로 크게 하락한 상태"라며 "4.0%로 예금을 받을 경우 예금보험료 등 부대 비용 평균 0.28%포인트를 감안하면 금융채 조달 금리보다 훨씬 높아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심리적 저지선인 연 4% 금리가 무너질 경우 고객들의 저항이 만만찮고 수신 이탈도 예상돼 아직 금리 인하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3월말 1∼6개월 짜리 단기 정기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1년 정기예금은 고객들의 반발을 우려해 손을 대지 않았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에 접어들 경우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로 하락해 은행에 돈을 넣어둘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3.9%일 경우 이자소득세 16.5%를 제하고 실제 1년 뒤 손에 쥐는 이자는 3.26% 정도. 하지만 물가상승률(1·4분기 평균 3.3%)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0.04%로 떨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금리가 고착화하면 저축률 하락 현상을 부추기고 이자 소득에 의존하는 노년층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특히 부동자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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