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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가 보는 김혁규 총리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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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가 보는 김혁규 총리후보

입력
200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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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집권 2기 총리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김혁규(65)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에 대해 한나라당의 저인망식 내부 검증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앙당 사무처와 경남도당을 중심으로 김 전 지사의 과거행적을 둘러싼 약점 캐기에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김혁규 불가론'을 부각시켜 치명상을 입힐 작정이다.한 핵심당직자는 "김 전 지사는 여당보다도 우리(한나라당)가 더 잘 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렇다면 김 전 지사가 정치적으로 10여년간 몸담았던 친정인 한나라당은 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 전 지사에 대한 한나라당의 평가는 불과 몇 개월사이에 "'경남 대통령'에서 배신자로" 급전직하했다. 1994년부터 한나라당(신한국당 포함) 간판으로 관선·민선을 합쳐 10년간이나 경남지사로 장기집권 해온 그가 당이 대선패배로 누란지세에 처하자 여당으로 말을 갈아탄 데 대한 서운한 감정이 짙게 묻어있는 것이다.

정계입문 전부터 그를 잘 아는 한 의원은 "김 전지사가 경남지사로 연임하며 승승장구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광과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면서 "그런데도 김 전 지사는 자신의 능력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남도당의 한 관계자도 "지난 10여년간 김 전 지사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면서 "그런데 당이 어려울 때 헌신짝 버리듯이 훌쩍 떠나버린 데다 탈당하자 마자 친정을 향해 독설을 퍼붓는 모습을 보니 비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거 때마다 70% 안팎의 몰표를 얻다 보니 안하무인으로 변했다"고 비난했다.

당내에서는 또 "김 전 지사가 권력을 향한 줄타기의 명수"라는 비난도 많이 나온다. 김 전 지사가 탈당을 전후해 여권에서 비례대표 상위순번 배정과 총리직을 보장 받았다는 설에 대해 극구 부인했으나, 여권이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혁규 총리카드를 고집하는 것으로 볼 때 노 대통령과의 뒷거래가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경남의 한 의원은 "김 전 지사가 미국에서 사업을 통해 거액을 모으자 권력에 욕심이 생겨 YS에게 매달려 정계에 들어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중국 '사기'에 나오는 '여불위' 같은 인물"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김 전 지사의 능력과 인간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이 같은 문제로 김 전 지사를 비난하고 나설 경우 '누워서 침 뱉는 격'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민주계의 한 의원은 "사업수완과 추진력, 성실성 등은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고 평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김 전지사의 스타일이 (경남지사) 장기집권과 맞물리면서 도정을 일부 독선적으로 이끈 부분은 있다"면서 "성장논리에 바탕을 둔 '개발 드라이브' 일변도의 도정에 치중한 나머지 노인·장애인문제 등 복지분야에서는 취약점을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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