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국 쇼크'로 금융 시장 타격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긴축 발언 이후 주가는 영업일 기준 1주일 가량 새 8% 이상 폭락했고, 원화 가치도 2%에 가까운 큰 폭 하락세를 보였다.9일 한국은행과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중국 쇼크' 전후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주가와 환율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주가 하락폭과 원화 가치 절하율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가 추이를 보면 중국 쇼크 직전인 4월27일 915.47이었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6일 837.68로 무려 8.50% 폭락했다. 7일에는 838.74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8%대 중반의 높은 하락 폭을 만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조사 대상 12개국 중 같은 기간(4월27일∼5월6일) 대만 11.09%, 인도네시아 8.81%에 이어 3번째로 큰 낙폭. 미국의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는 이 기간 4.66%, 2.26% 하락하는데 그쳤고, 독일(-5.43%) 프랑스(-3.36%) 일본(-3.93%) 등 다른 선진국들의 하락폭도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었다. 동남아 국가들 역시 대만과 인도네시아, 태국(-6.89%) 정도를 제외하면 말레이시아(-2.94%) 필리핀(-2.83%) 홍콩(-1.19%) 등 타격이 미미한 편이었고, 싱가포르의 경우 초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이 기간 오히려 주가가 0.70%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에서 외국인들이 중국 쇼크 이후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환율 역시 우리나라가 가장 타격이 큰 나라 중 하나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월27일 1,152.00원에서 같은 달 30일 1,173.30원으로 상승, 원화 가치 절하폭이 무려 1.85%에 달하며 이 기간 조사 대상 15개국 가운데 호주(1.93% 절하)를 제외하고는 최대를 기록했다.
6일 달러당 1,166.10원으로 안정세(1.22% 절하)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7일에는 다시 1,171.10원으로 상승한 채 마감, 중국 쇼크 이전에 비해 원화 가치가 1.66% 하락한 수준을 보였다.
이 기간(4월27일∼5월6일) 유로화는 1.1925달러에서 1.2081달러로 1.31% 오히려 절상됐고, 일본 엔화도 달러당 109.42엔에서 109.76엔으로 0.31% 소폭 절하되는데 그쳤다. 브라질(-2.63%) 캐나다(-1.99%) 아르헨티나(-1.94%) 호주(-1.80%) 등의 절하폭이 우리나라보다 크긴 했지만 태국(-0.60%) 인도네시아(-0.94%) 대만(-0.45%) 필리핀(-0.02%) 등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우리나라 원화 가치 하락율이 가장 높았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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