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 동네김남중 지음·류충렬 그림
창작과비평사 발행·전2권 각 7,000원
1977년 이리역 참사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김남중의 소년소설. 그 시절을 꿋꿋하게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치밀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야기는 1970년대 중반 지금은 익산으로 이름이 바뀐 전북 이리시 주변의 작은 마을 현내에 이 목사와 딸 서경이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시골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광주에서 온 이 목사는 특유의 친화력과 인내로 신망을 얻고 터를 잡아가지만 굿거리가 줄어든다는 무당집 아들의 계략으로 서경이는 다리를 다친다. 설상가상으로 이리역에서 대폭발 사고가 일어나 마을과 교회는 쑥대밭이 된다.
이 목사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광주로 돌아가고 그가 세들어 살던 선학이네도 역시 광주로 이사한다. 그 즈음 정부는 계엄령을 내리고 집회와 시위를 규제하는 등 강압정치를 폈으며 경찰은 이 목사를 정부 비판 야학교사 모임에 연루시켜 잡아들인다. 그리고 얼마 후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다. 이 목사와 선학이네도 필사적인 싸움을 시작한다. 젊은이들이 총을 드는 것을 반대한 이 목사는 항쟁의 마지막 날을 도청에서 보내다 목숨을 잃는다.
'기찻길 옆 동네'는 이처럼 요즘 아이들에게 잊혀진 이리역 참사,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굵직한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보기 드문 소년소설이다. 작가는 안정된 틀로 등장 인물을 묶음으로써 그들 모두가 역사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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