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거든 광주 땅에 묻어주시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카메라 영상에 담아 가장 먼저 해외에 알린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의 전 일본특파원 위르겐 힌츠페터(67)씨가 최근 심장질환으로 위독한 상태에서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독일에 있는 힌츠페터씨 가족들은 "최근 심장질환으로 쓰러져 병원응급실에 있는 그가 의식이 불분명한 와중에도 '내가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는 말을 했다"고 한국의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따라 5·18기념재단은 힌츠페터씨가 사망할 경우 5·18국립묘지나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하는 방안을 국가보훈처와 광주시에 건의키로 했다.
힌츠페터씨는 80년 5월 일본에서 한국에 들어와 목숨을 걸고 광주현장을 취재했으며 그가 촬영한 영상자료가 독일에서 방영돼 5·18 광주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5·18 취재 이후 전두환 정권의 폭압상을 널리 알려오다 86년 서울 광화문시위현장에서 목과 척추에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당국이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힌츠페터씨의 광주 안장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과 광주를 잊지 못하는 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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