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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확대에 발맞춰/서유럽 기업들 "東으로"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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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확대에 발맞춰/서유럽 기업들 "東으로"잰걸음

입력
200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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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확대에 발맞춰 동쪽을 향한 서유럽 기업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인구 7,421만명, 면적 73만8,500㎢, 국내총생산(GDP) 4,127억달러…. 지난 1일 폴란드 등 유럽 10개국이 유럽연합(EU)에 합류하면서 새롭게 늘어난 시장규모다.

동일한 지리와 문화, 역사적인 배경을 앞세운 유럽 기업들이 산업시설이전, 공세적인 마케팅전략 등 본격적인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산과 판매기지를 동쪽으로

서유럽 기업들은 현지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동구로 이전하고 기간 판매망을 구축하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 총 역외투자의 4∼6%를 동유럽에 투자해 오던 EU기업들은 확대가 가시권에 들어온 2000년 이후 투자액을 늘려 2002년엔 12.4%인 160억 달러까지 끌어 올렸다.

지난해 12월 동유럽으로의 산업재배치를 선언한 독일의 지멘스는 지난 4월 독일내의 유·무선 전화기 생산기지를 헝가리로 이전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스의 세계적인 알루미늄업체인 AM은 최근 EU 가입예정국인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등에 생산라인과 물류창고, 제조기반 확충을 위해 1,000만유로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독일의 BMW도 지난해 1월 폴란드에 판매망을 설립한 데 이어 이번달에는 헝가리에도 판매법인을 세우는 등 신규 회원국에 대한 영업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 제조공장을 건설중인 프랑스의 푸조는 향후 7억 유로를 투자해 중·동구 유럽에서 3년간 5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푸조의 마케팅분야 관계자는 "동유럽으로 달려가는 이유는 단지 값싼 노동력뿐 아니라 앞으로 확대될 시장 때문"이라며 "동구의 평균 승용차 연식은 13년으로 서유럽(8년)보다 훨씬 높아 자동차 교체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밀한 마케팅전략 동원

동구로 향하는 유럽기업들은 현지의 경제수준과 문화에 맞는 타깃마케팅전략을 짜놓고 있다. 영국의 1위 유통업체로 헝가리 폴란드 등에 140여개의 매장을 진출시킨 테스코는 저가판매 정책으로 진출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장악했다고 판단, 자체상표 마케팅에 집중해 브랜드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테스코는 매출비중의 50%이상을 차지하는 비 식료품 일반소비재에 당분간 역량을 집중해 확고한 시장 1위 위치를 굳힐 계획이다.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와 BMW는 동유럽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단시간내에 급증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당분간 관용차와 회사차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구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덴마크의 슈퍼마켓 체인업체인 네토와 펌프업체인 그룬드포스는 판매가격을 서구보다 낮게 책정해 '비싼제품'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게 하면서 품질과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해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가는 전략을 세웠다.

독일의 전기업체인 오스람과 그리스의 식품업체인 페돈은 소비재 구매가 입소문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성향을 감안, 소비자가 직접 접하는 TV와 라디오 광고비중을 높이고, 일상생활의 문화행사 후원을 통한 간접광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의 화장품업체 로레알은 기존 회원국과의 소득 격차를 감안, 서유럽 중급시장용 제품을 가입국 고급시장에서 판매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측은 "미용용품 시장이 성숙한 국가와 미성숙 국가를 구분해 판매품목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기업들의 동진(東進) 보폭은 예상보다 넓다. EU 신규가입국으로의 진출은 중·동유럽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와 마케팅 관행이 비슷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시험무대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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