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영국에 있는 성폭행 피해 아동을 증인으로 소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보석 석방했던 성폭행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피해 아동의 비디오 녹화 진술을 증거로 인정해 뒤늦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 부장판사)는 6일 13세 처조카(여)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 및 강제추행)로 구속기소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A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해 아동의 진술이 엇갈린 점 등을 들어 준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비디오 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법정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소명돼야 한다"며 "소환 통보후 불응 의사를 전달해 오기까지 5개월이 걸렸고 피고인측에서도 비디오 진술 녹화 과정에 이의가 없다고 해 선고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해 아동 변호를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는 "비디오 진술만으로 재판이 가능했는데도 법원이 굳이 영국으로 소환장을 보내고 회신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보석까지 허가한 것은 잘못이었다"며 "이번 판결은 법원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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