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폭리가 경영난을 이유로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금융 당국의 규제로 현금 서비스 비중을 축소하긴 했지만, 대신 수수료 인상을 통해 수익을 충당하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현금 서비스 1만원 당 연간 수수료 수입이 1년 전 2,000원 수준에서 올해는 3,000원에 육박하는 등 50% 가량 폭등했다.
대형 3사가 수수료 폭리 주도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4분기 은행계 및 전문계 카드사의 현금 서비스 수수료 수입 비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은행(옛 국민카드) 삼성카드 LG카드 등 대형 3사의 경우 30%에 육박했다.
LG카드가 가장 높은 29.11%로 현금 서비스 1만원 당 2,911원의 수수료 수입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고, 삼성카드(28.95%) 국민은행(28.00%) 등이었다. 전분기 28.45%로 업계 최고였던 현대카드는 올 1분기 28.43%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1년여 전과 비교할 때 무려 50% 가까이 상승한 수준. 삼성카드는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2년 4분기(20.74%)와 비교할 때 무려 8.21%포인트 치솟았고, 같은 기간 LG카드는 8.16%포인트, 국민은행은 7.56%포인트 상승했다. 수수료 수입 비중이 가장 낮은 비씨카드가 이 기간 19.74%에서 24.12%로 4.37%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두 배 가량 컸다.
수수료 눈 속임 여전
현재 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수수료율은 통상 연 12∼27% 수준. 금융당국의 수수료 가이드 라인 때문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던 2002년말(12∼24%)과 비교해 언뜻 소폭 인상되는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저 수수료율은 현금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소수 우량 고객들을 위한 대외 홍보용 성격이 짙다. 실제 90%가 넘는 대다수 카드 고객들에게는 연 20%가 넘는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눈에 보이는 수수료 인상 대신 고객들의 등급 하향을 통해 실질적인 수수료 인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특별1군'(연 13.0%)부터 '일반2군'(27.5%)까지 고객을 7개 등급으로 세분해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지만 특별 1군에 해당하는 고객은 6.2%에 불과해 가중 평균한 현금 서비스 수수료율은 23.25%에 달한다.
'프리미어'(연 14.0%)부터 '클래식그린'(26.5%)까지 고객을 7개 등급으로 나눈 현대카드는 고객 분포가 항아리 형이 아닌 피라미드형 구조다. 최하위 3개 등급 고객이 전체의 67.9%에 달해 가중 평균 수수료율은 무려 24.08%에 달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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