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꿈인가 생시인가."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공국(프랑스 보호국)의 알베르 왕자는 6일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라는 말을 연발했다. 프랑스 1부 리그에 속한 AS모나코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부자군단 첼시를 제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AS모나코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모리엔테스를 앞세워 첼시와 2―2로 비겨 종합성적 1승1무로 결승에 합류했다.
모나코는 27일 새벽 독일 겔젠키르헨 아우프살케스타디움에서 지난해 UEFA컵 우승팀인 FC포르투(포르투갈)와 단판 승부로 대회패권을 다툰다. 모나코는 창단 56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으며, 프랑스 클럽으로는 1992∼1993 시즌 마르세유에 이어 11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모나코는 프랑스 동남부 지중해에 인접한 인구 3만2,000여 명의 소국. 1948년 창단된 AS모나코는 1999∼2000 시즌을 포함, 프랑스 1부 리그에서 7회, 프랑스컵 5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럽클럽 챔피언을 넘볼 만큼 명문구단은 아니다. 더욱이 지난해 구단의 재정악화로 2부 리그 강등직전에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최강 레알 마드리드를 격파, 파란을 일으키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나코의 디디에르 데샹 감독은 "시즌 초반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제 가능성은 반반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모나코의 결승 진출에는 1998년 월드컵 때 프랑스팀 주장이었던 데샹 감독의 탁월한 전술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된 스페인 국가대표 공격수 모리엔테스의 활약이 눈부셨다.
사실상 마드리드에서 방출된 모리엔테스는 이날 첼시와의 준결승에서도 모나코를 구해냈다. 2―0으로 뒤지던 전반 인저리 타임과 후반 15분 머리와 슈팅으로 두 골을 뽑아내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9골째를 신고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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