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맥주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처음으로 2위로 떨어졌으며, 독일과 브라질이 각각 3,4위, 러시아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중국이 개혁개방 후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액체 빵'으로 불리는 맥주 소비가 급증하고 지방마다 맥주공장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자 버드와이저, 산미구엘, 칼스버그, 하이네켄, 아사히(朝日) 등 세계적인 맥주회사 30여 개가 이들과 합작투자하는 등 잇달아 진출하면서 생산량이 늘었고 질도 좋아졌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맥주 20병 중 1병은 외자기업이 생산한다. 중국은 지난해 800개가 넘는 맥주공장에서 총 2,358만㎘를 생산, 세계 전체 맥주 생산량의 16.4%를 차지함으로써 1975년 조사 개시 이래 처음으로 수위로 올라섰다.
중국 맥주시장은 80년대 매년 20% 안팎의 고도 성장률을 기록하다 90년대 후반에는 10%대의 성장률을 유지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매년 5% 전후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의 맥주생산량은 1억4,407만㎘로 약 2% 증가에 그쳤다. 중국에서 맥주가격은 광천수 값보다 싸다. 생수 1병에 한국 돈으로 450원 정도라면 맥주 값은 300원 정도이다.
중국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물 대신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의 1인 당 맥주 소비량은 소비인구 4억 명 기준 연평균 12ℓ로 미국 85ℓ, 독일 138.3ℓ 등에 비하면 대단한 잠재 소비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외국계 맥주들의 판촉 활동도 치열하다. 거리축제는 물론이고 선물 공세에 식당마다 미니스커트에 자사 피알 휘장을 두른 10대 판촉 소녀들을 대거 투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야단이다.
중국 맥주 소비는 이미 비수기와 성수기의 구분이 없어졌으며 숙성, 생, 순생, 과일맛 맥주 등 품목이 나날이 다양해지고 알코올 함유량도 12도에서 7도까지 다양해졌다. 고소득 계층을 겨냥한 단백질과 비타민 유기산이 함유된 옥수수맥주, 곡물우유맥주, 다이어트맥주 등 기능성 맥주 생산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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