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예업체 월트 디즈니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 집안 간 돈독한 인연을 비판한 계열사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Fahrenheit 911)' 의 배급을 봉쇄하고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제작사 미라맥스의 모회사인 디즈니사가 "회사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최근 미라맥스에 북미배급 금지를 요구한 이 영화는 부시 대통령과 빈 라덴 일가를 포함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명사들과의 관계를 파헤치면서 9·11 전후 부시 대통령의 행동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반 부시 운동가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사진)가 감독을 맡았다.
12일 개막되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올라있는 이 작품은 부시 대통령 부자가 테러 발생 전부터 빈 라덴 가문과 경제적으로 깊숙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테러 직후에는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던 빈 라덴 친척을 서둘러 귀국시키는데 부시 행정부가 개입한 정황등을 폭로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5일 "디즈니가 이 영화의 개봉저지에 나선 것은 플로리다주에서 벌이고 있는 놀이공원, 호텔등 각종 사업에 미칠 경제적 타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디즈니는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 주정부로터 다양한 세제혜택을 받아왔다.
무어 감독은 "이 사태는 이 나라에서 비판적인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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