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사무실에 미국의 40배 이상 되는 인터넷 망이 보급된 한국 사회에서는 텔레코즘 현상들이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2000년 '텔레코즘'(Telecosm)이라는 책을 통해 '컴퓨터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던 미래학자 조지 길더(65) 길더그룹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이 책에서 새로운 통신기술의 발달로 컴퓨터 자체의 성능보다는 이를 잇는 네트워크가 정치, 경제, 문화 전반의 흐름을 바꾸는 힘으로 부상할 것이라 예견했던 그는 6일 SBS가 주최한 서울디지털 포럼에서 "한국은 텔레코즘 세상의 최전방에 있다"는 자신의 견해를 다시 피력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상원 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인구의 90%가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니 별 문제가 없다'는 한 의원의 말에 '그건 의원께서 한국에 한 번도 가보시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텔레코즘 핵심 기술에 관한 한 한국이 넘버 원"이라는 말로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신뢰감을 표시한 그는 "유·무선 브로드밴드의 성공은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했고 한국 제품을 전세계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의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35위에 머문 사실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이 최근 3년간 유·무선 브로드밴드 부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걸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돌아가서 내가 발행하는 '길더 테크놀로지 리포터' 독자들에게 삼성이나 SK, LG같은 한국 기업에 투자하라고 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통신기술 발전 방향에 대해 "현재 네트워크보다 수천 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광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의 방송 환경을 예견한 '텔레비전 이후의 생활'(1994)을 저술하기도 한 그는 "한국의 방송환경은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새로운 TV 모델로의 변화에 도전하고 있다"며 실례로 SBS가 기 방영 프로그램을 디지털화해서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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